이라크 10대 소녀를 강간한 뒤 그와 그의 가족을 무참히 살해한 미 공수사단의 한 전역 병사가 정식 기소됐다. 미 법무부는 3일 성명을 통해 이라크 주둔 제 101 공수사단에 소속됐던 스티븐 그린(21) 전 일병이 지난 3월12일 이라크 마흐무디야에서 발생한 민간인 강간ㆍ학살 사건의 용의자로 지난달 30일 체포된 뒤 기소됐다고 밝혔다.
미 언론에 따르면 그린 전 일병 등이 지난 3월 강간ㆍ학살한 이라크 여성은 법무부의 기록 등과는 달리 15세 소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린 전 일병 등은 소녀를 강간하고 총으로 쏘아 죽인 뒤 그의 어머니도 강간ㆍ살해했으며 소녀의 5살난 여동생과 아버지도 함께 총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희생당한 아비르 카심 함자(15)는 미모가 뛰어났으며 살해되기 수일 전 어머니 파크리야(34)에게 미군들이 자기에게 접근했다면서 불안을 호소했다. 살해되기 전날인 3월 10일 파크리야는 겁이 난 나머지 이웃에 아비르를 맡기려 했으나 아비르가 거절했다. 다음 날 그린과 다른 3명의 미군들은 검은 사복을 입고 일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아비르 집으로 찾아가 그린과 또 다른 1명이 차례로 아비르를 강간한 뒤 그린이 총으로 살해했다.
그린은 어머니 파크리야도 강간한 후 총으로 쏘았으며 아버지 카심 함자 라헴(45)과 5살 여동생 하델의 머리에 총을 쏴 살해했다. 그린 등은 범행 후 증거인멸을 위해 시신들을 불태우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린 전 일병 등은 아비르 등의 죽음을 수니파 저항세력의 소행이라고 말하면서 조작을 시도했다.
101 공수사단에서 11개월 복무한 뒤 명예 제대한 그린 전 일병은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으며 유죄가 확정될 경우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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