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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재 피죤 회장 "美 P&G같은 종합생활용품 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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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재 피죤 회장 "美 P&G같은 종합생활용품 기업으로"

입력
2006.07.0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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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 중 피죤 브랜드가 적어도 4개에서 8개가 되는 날이 조만간 올 겁니다. 이를 위해선 시대흐름에 맞춰 끊임없이 변신하는 정신이 필요합니다."

섬유유연제 회사로 익숙한 ㈜피죤이 미국 P&G나 영국 유니레버와 같은 글로벌 종합생활용품 기업으로의 변신을 위한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윤재(72) ㈜피죤 회장은 3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피죤의 당면 과제를 묻는 질문에 대뜸'4기둥, 8기둥론(論)'을 피력했다.

섬유유연제의 대명사격인 피죤은 국내는 물론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도 이미 그 브랜드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여기에다 하이테크 액체 세제인'액츠'와 세균잡는 세정제'무균무때', 녹차 추출물로 냄새를 없애는 섬유탈취재'화인' 등은 발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사실 피죤의 제품군은 유아 용품에서부터 세탁세제까지 30개가 넘는다.

이 회장은 "진정한 종합생활용품 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섬유유연제 외에도 4~8개 브랜드 정도를 리딩 브랜드로 키우는 게 피죤의 당면과제"라며 "기회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인 만큼 모든 열린 가능성을 위해'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죤은 이를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우선 고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제품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이 회장은"소비자가 피죤의 제품을 사용하면서 지불한 대가를 한 푼도 아깝게 생각하지 않고 만족감을 갖게 하려면 '피죤 제품은 무엇인가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차별화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실 1990년대 초 다국적 기업들이 국내 생활용품 시장으로 넘어와 시장 점유율을 급속히 넓혀가자 토종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위기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이 회장은 그러나 "거대자본과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가진 다국적 기업들이 국내에서 제품을 많이 팔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시장을 전부 장악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소비자의 니즈를 파고드는 맞춤식 판매전략을 제시했다.

모교 고려대 등에서 경영학 강의에도 나서고 있는 이 회장은 맞춤식 판매전략으로 그의 전매 특허처럼 돼 버린 '등 긁기'론을 강조한다. 그는"생활용품이란 나라와 문화특성의 차이에 따라 크게 다르다"며 "다국적 기업 제품들이 국내 소비자들의 등을 대충 긁어 줄 때, 우리식에 맞춰 적시적소에 가장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 묘안을 짜낸다면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피죤의'등 긁기 전략'은 시장에서 벌써 효과를 거두고 있다. 물에 잘 용해되지 않고 세제 찌꺼기나 가루날림이 발생하는 가루세제의 문제점을 보완한 고기능 액체세제'액츠'는 국내 액체세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농축 액체 세제면서도 다른 제품에 비해 용해 확산성이 뛰어나고 피부에도 자극을 주지 않는 차별화한 기술력이 소비자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피죤은 89년부터 충북 진천에 연구소를 두고 기술개발에 주력해 왔다.

이 회장은 지난달말 미국 링컨대로부터 명예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 생활용품산업 발전과 국제협력 활동 등의 공로를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처음 피죤을 시작할 때 만 해도 전국이 400만 가구였는데 이젠 1,800만가구가 됐다"며 "생활용품 회사도 이 같은 시대흐름에 맞춰 끊임없이 변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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