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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세훈 시장은 '이미지의 청사진'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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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세훈 시장은 '이미지의 청사진' 버려야

입력
2006.07.0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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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취임식에서 서울을 "전통과 첨단이 어우러진 문화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선거직 단체장의 취임사라는 것이 으레 그렇듯이 장밋빛 미래를 다짐하는 수사에 치중하는 것이야 그다지 탓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오 시장이 상대적으로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여당의 이미지 후보 작전에 대한 맞대응 카드로 갑작스럽게 한나라당 후보로 옹립됐던 내력을 고려하면 취임사 내용이 아직도 이미지 홍보 차원에 머물고 있는 것은 실망스럽다.

특히 이날자 일부 신문에 난 인터뷰 내용들을 보면 한 달간의 업무 인수 과정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유세용 공약들에 대해 군살빼기를 별로 하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 예로 "경유 자동차에 대해 도심 교통혼잡지역 진입 제한과 교통환경부담금 부과 방안도 검토 중"이라는 발언은 수많은 경유차 이용자들의 생계와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어서 당혹스럽다.

이런 만만한 아이디어를 덜렁 내놓기 전에 이미 서울시와 정부가 매년 1,000억여원씩 투입하고 있는 대기의 질 개선 사업이 왜 지지부진한지부터 치밀하게 분석해서 구체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기의 질을 전임 시장 때보다 10년 앞당겨 일본 도쿄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욕심'만으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특히 노들섬 오페라 하우스 건립 문제에 대해 "문화예술인들조차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재검토하겠다"고 하면서도 "아트 콤플렉스든 무엇이 됐든 그 곳에 랜드마크(도시 내 특정 지점을 상징할 만한 대형 건물)를 세울 욕심이 있다"는 발언은 '어쨌든 뭔가 큰 것을 짓겠다'는 의미로 들려 의아스럽다. 요컨대 오 시장은 이제 표에 목마른 후보가 아닌 만큼 이미지와 막연한 청사진으로 시민들의 점수를 따려는 생각은 접기 바란다.

당선을 위해 불가피하게 부풀려야 했던 부분은 과감히 지워버리고 4년 임기 중에 꼭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들만을 엄선해서 뚝심 있게 추진할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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