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인터넷혁명'으로 불리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이 한국 정보기술(IT)의 세계화를 촉진하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와이브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5개국에서 와이브로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으며, 향후 10개국 이상이 이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 휴대폰에 이어 와이브로가 한국 IT신화를 이어갈 차세대 주역이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5개국서 와이브로 도입
국제전기전자협회(IEEE)는 지난해 말 와이브로 기술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 와이맥스(802.16e)를 국제 표준으로 공식 승인했다. 이로써 삼성전자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공동 개발한 와이브로는 사실상 세계 표준이 되면서 해외 진출의 물꼬를 텄다.
현재 와이브로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한 국가는 미국, 브라질, 이탈리아, 베네수엘라, 크로아티아 등 5개국이다. 한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와이브로를 상용화하는 국가는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의 옴니비전사는 삼성전자와 계약을 맺고 4분기부터 카라카스에서 와이브로 상용 서비스에 나선다.
브라질도 하반기 중에 상파울루에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에서 장비를 공급받는 브라질 TVA사는 TV, 초고속 무선인터넷, 음성전화 등을 하나로 묶은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TPS)를 와이브로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탈리아의 텔레콤 이탈리아(TI)와 미국의 아리아링크사도 삼성전자에서 장비와 단말기를 공급받아 와이브로 상용화 서비스를 한다. 크로아티아의 H1사도 시범 서비스를 거쳐 내년부터 상용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KDDI와 미국의 스프린트 넥스텔도 시험장비를 도입해 서비스 여부를 검토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와이브로 수출을 위해 접촉하는 해외 업체가 16개 이상"이라며 "내년에는 북미 유럽 일본을 포함해 10개국 이상에 와이브로 장비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와이브로 장비와 단말기 시장이 2010년께 42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와이브로 수출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한국은 상당한 기술이전료(로열티)를 챙길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와이브로 분야에서 203건의 특허를 출원해 출원 건수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세계 각국이 와이브로 서비스를 하려면 삼성전자와 협상해야 한다"며 "올해가 와이브로의 세계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로밍벨트 구축
KT도 와이브로의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는 5월에 일본 KDDI, 싱가포르 싱텔, 홍콩 PCCW 등 21개 해외 통신업체들과 와이브로 글로벌 로밍벨트를 구축하기 위한 와이브로 커뮤니티(WMC)를 구성했다.
글로벌 로밍벨트란 와이브로 이용자들이 해외에서도 동일한 이용자번호(ID)와 비밀번호를 사용해 와이브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장기적으로 해당 국가에서 사용하는 단말기를 회원국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WMC는 앞으로 와이브로의 확산을 위한 세계적인 비즈니스 모델 발굴, 통신업체들의 상호호환성 확보, 정보 교류를 통한 와이브로 서비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따라서 WMC가 활성화되면 와이브로의 세계화는 급진전을 이룰 전망이다. KT 홍원표 전무는 "WMC는 와이브로의 세계 확산과 활성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KT는 앞으로 해외에서도 와이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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