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실시된 멕시코 대선은 좌우파 후보의 박빙 대혼전으로 개표 결과 발표가 연기됐다. 두 후보가 모두 당선을 주장하고 부정선거 시비도 나와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밤 11시 표본개표를 토대로 당선자를 발표키로 한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방송사들도 “두 후보의 득표율이 오차범위 내에 있다”며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멕시코 언론들은 좌파 민주혁명당(PRD)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와 우파 국민행동당(PAN) 펠리페 칼데론 후보가 우열을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이라고 보도했다. 선관위는 “공식 정밀 집계가 5일 시작되며, 당선자 발표는 집계가 완료되어야 가능하다”고 밝혀 당선자 발표가 최소 사흘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전체 투표소의 90.7%에 대한 표본개표 결과 칼데론 후보가 36.71%를 득표, 투표 전 예상과 달리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여론조사에서 당선이 유력했던 오브라도르 후보는 득표율 35.6%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제도혁명당(PRI) 로베르트 마드라조 후보는 19%로 3위다. 그러나 오브라도르 후보 지지층이 많은 남부지역의 개표가 모두 이뤄지면 득표율이 뒤집힐 수도 있는 상황이다.
과열 선거전으로 인해 멕시코 민주주의와 경제가 다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좌우 이념, 계급, 인종, 지역 간 갈등이 심각해져 선거결과 불복과 폭력사태도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아하카 등 남부에서 부정선거 시비가 일고 있는 가운데 오브라도르 후보 지지자 수천명은 선관위의 발표 연기를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