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黃芩) 닭’이 과연 ‘황금(黃金)알’을 낳을 수 있을까.
요즘 전남도 정책연구모임인 한방정책팀 직원들은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한약재로 사용되는 약초인 ‘황금(黃芩)’을 먹여 키운 ‘황금닭’이 품평회에서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방정책팀이 공 들여 개발한 황금닭은 황금과 천연미생물 등이 다량 함유된 친환경 사료를 먹고 큰 이른바 ‘명품 닭’. 명품인 만큼 닭 품종도 일반 산란계나 육계와 달리 전남도 축산기술연구소에서 혈통관리 중인 토종닭과 오골계의 병아리 3,000마리를 골라 강진군 작천면 주민들에게 3개월간 위탁 사육했다.
황금닭의 가장 큰 특징은 인공 항생제를 전혀 먹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양계농가의 경우 뉴캐슬병 등 각종 질병 예방을 위해 닭에게 항생제를 다량으로 먹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지만 황금닭에게는 항균 기능이 뛰어난 황금을 인공 항생제 대신 사용했다. 꿀풀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한방에서 해열과 소염, 항균 작용 등의 약효가 뛰어나 천연 항생제로 쓰이는 황금을 일반 사료에 섞어 먹인 것.
황금 첨가 사료의 효과는 대단했다. 실제 항생제를 먹이지 않고 일반 사료만 먹인 토종닭과 오골계의 폐사율은 32%와 16%였지만 황금사료를 먹인 토종닭의 폐사율은 11%, 오골계는 5%에 불과했다. 인공 항생제나 각종 영양제를 투여하는 양계농가의 육계 및 산란계의 폐사율은 10%대이다.
또 황금닭 1마리가 체중 1㎏까지 성장하는 데 먹은 사료량도 토종닭은 3,467g, 오골계는 2,998g이다. 이는 일반 사료를 먹인 토종닭(소모량 4,440g)과 오골계(3,361g)보다 적게 든 셈이다.
황금닭의 외형도 순수 한약제와 미생물제를 먹여 키운 탓에 일반 양계와 달리 털에서 윤기가 흘러 일반 닭과 식별이 가능하다. 게다가 기름기가 적고 육질이 부드러운 것도 특징이다.
황금닭의 상품화 여부를 타진하기 위해 직접 시식을 해본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일반 닭과 달리 가슴살이 퍽퍽한 게 아니라 쫄깃쫄깃하고 맛있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도는 이에 따라 황금닭 브랜드의 사업성과 상품성이 있다고 판단, 인터넷 도메인 등록을 마쳤으며, 특허청에 황금닭에 대한 상표 등록을 출원, 현재 심사 중이다.
도는 특히 황금닭을 일반 닭과 달리 웰빙 개념을 접목시킨 ‘명품닭’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유통ㆍ판매망도 일반 시장이나 할인점이 아닌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로 한정하고 가격도 일반 닭보다 높게 책정해 차별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황금닭 브랜드 사업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인공 항생제를 먹인 닭이라고 하더라도 요리를 하면 항생제 성분이 사라져 황금닭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내년 시판 예정인 황금닭의 가격은 일반 닭보다 다소 비싸게 책정되겠지만 품질에 자신이 있는 만큼 경쟁력은 있을 것으로 본다”며 “무엇보다 균일한 품질의 황금닭을 생산할 수 있도록 사료 및 사육 환경 조성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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