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환율급락, 경기침체 등 대내외적인 ‘3중고’로 주요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상반기 실적이 악화된 기업들은 실적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전자업계는 환율 하락, 고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3각 파고’에 더해 주요 제품의 가격 급락으로 2분기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1조2,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쳐 연중 최저 실적이 예상되며, LG전자의 영업이익도 두 분기 연속 1,000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LG필립스LCD는 2분기에 1,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제품의 판매단가 하락으로 1분기에 실적이 부진했던 철강업계의 경우 2분기부터는 다소 개선 되겠지만 전년 수준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포스코 2분기 매출액이 1분기보다 4.18% 증가 하겠지만, 전년 동기비로는 9.6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도 1분기보다 10.8% 늘어나지만 전년 동기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으로 예상했다.
정유와 석유화학 업체 역시 정제마진 악화와 고유가에 따른 내수 감소, 나프타 등 원재료 가격 부담 등으로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SK㈜의 경우 매출은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0% 안팎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서는 다소 호전됐지만 경기침체와 유가ㆍ환율 문제로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차의 상반기 목표는 전년 대비 15% 초과 판매였으나 5월까지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11.6% 증가에 그쳤다. 기아차의 내수 판매실적도 당초 목표의 8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대우차는 국내 생산분의 90% 이상을 수출하고 있어, 다른 업체에 비해 상반기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상반기 실적이 부진한 업체들은 실적 개선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재고량이 4주분에 달하는 LG필립스LCD는 재고 부담을 덜고 실적을 개선키 위해 지난달부터 감산조치에 들어가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포스코는 다음달부터 주요 제품가격을 인상키로 했고, SK는 원유구입선 다변화, 이익 개선에 도움이 되는 화학공장 재가동, 윤활유 해외시장 개척 등을 계획하고 있다.
반면 여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 항공업계와 소비 회복의 수혜를 입은 유통업계는 상반기 성장세를 유지했다. 조선업계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가 올해 상반기에만 190억 달러 상당 물량을 수주하는 등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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