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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위대한 한국인' 찾기

입력
2006.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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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남서부의 대서양 연안에 있는 나미비아는 독일 월드컵 축구에 처음 출전한 토고 만큼이나 외부 세계에 낯선 곳이다. 한반도 면적의 4배에 가까운 국토와 인구 183만명, 1인당 GDP 2,000달러 남짓한 이 나라가 최근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연인 사이인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자신들을 좇는 파파라치들을 피해 이 곳에서 딸 샤일로 누벨 졸리-피트를 낳은 까닭이다. 보다 큰 화제는 나미비아 당국이 파파라치들의 접근을 막아주는 사이에 피트가 자신이 찍은 딸의 사진을 '피플'지에 400만달러에 팔아 전액을 아프리카 자선단체에 기부한 사실이다.

▦미국에서 '월 마트'와 견줄 정도로 친숙한 소매체인 '타겟(Target)'은 1962년 출범 이후 매년 세전이익의 5%를 사회에 기부해왔다. 지난 해 그 액수는 1억 1,000만달러. 현금기부뿐 아니라 전ㆍ현직 직원들의 자원봉사와 '타겟하우스' 등 지역친화적 요양시설도 유명하다. 특히 인터넷 등을 통해 도움이 절실한 곳을 찾아내 지원하는 시스템은 자선단체 관계자들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다.

▦피트와 타겟은 최근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15인'에 뽑혀 '사회환원상(Giving Back Awards)'를 받았다. '세계인의 눈길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에 파파라치를 끌어들여 뉴스를 만든 공로'로 상을 받은 피트는 평소 아프리카의 빈곤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해법을 모색해왔다.

"내 딸의 사진으로 엉뚱한 사람들이 돈을 벌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는 말에서 그의 기지가 넘쳐난다. 15인에는 이들처럼 유명인사나 단체도 적지 않지만 과테말라 어린이들의 교육에 헌신해온 20대 여성, 허리케인 와중에 환자와 함께한 간호사, 이라크전 참전용사, 은퇴한 도서관 사서 등 보통 사람들의 비율이 더 높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재산의 85%인 370여억 달러를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가족들이 운영하는 자선단체에 기부한다고 밝히자 애플의 스티브 잡스, 인텔의 고든 무어, 뉴욕시장 블룸버그 등 다른 부호들도 잇달아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홍콩의 액션스타 청룽(成龍)도 재산의 절반을 자선기금으로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웬만한 아프리카 국가의 GDP와 맞먹는 이들의 기부 규모에 '억' 소리가 절로 난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돈의 규모와는 별개다. 우리도 '한국을 위대하게 만든 10인, 또는 100인'을 뽑아봤으면 좋겠다.

이유식 논설위원 y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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