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중국의 야스쿠니(靖國)신사 미사일 공격으로 중일 전쟁이 발발한다는 내용의 소설 ‘대결’(Showdownㆍ사진)이 미국에서 출판돼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환치우스바오(環球時報)는 30일 전직 미국 관리들이 쓴 이 소설이 중국과 일본의 충돌은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여기는 일본 극우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반영했다며 맹비난했다.
‘대결’은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이 끝난 뒤인 2009년 1월 미국에 민주당 소속 여성 대통령이 취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힐러리 클린턴 미 상원의원을 연상시킨다. 그는 비교적 중국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한다. 이때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일본과 영유권 분쟁중인 댜오위다오(釣魚島)에서 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하며 대일 압력을 높인다. 일본은 미국에 적절한 대응을 요구하지만 거절당한다.
이런 긴장 상황에서 실업률이 치솟아 인민의 불만을 잠재워야만 하는 중국은 일본으로 화살을 돌린다.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중국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논평이 나오고, 2,000만명의 중국인들이 극렬한 반일시위를 벌인다. 또 일본 천황의 침략사 사죄 요구도 나오면서 중일간 감정은 극단으로 치닫는다.
소설은 이어 중국이 일본 스파이들을 처형하고 일본 인터넷망을 공격, 도쿄 증시를 마비시킨 뒤 급기야 댜오위다오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과정을 묘사한다. 결국 2009년 8월 중국은 크루즈미사일을 도쿄 한복판의 야스쿠니 신사에 발사, 전면전을 일으킨다. 미국의 새 대통령은 일본을 지원하지 않는 중립을 취하게 되면서 중국은 마침내 일본의 항복을 받는다.
이 소설은 아버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낸 중국 전문가 제드 바빈과 역시 국방부 관리였던 에드워드 팀버레이크가 써 중국의 군사전략과 인민해방군의 전력 등을 세세히 설명하고 있다. 6월초에 이 책을 출간한 출판사측은 “중일간 무력충돌을 피하자는 의도에서 쓰여졌다”고 밝혔다.
중국측은 이 책이 중국의 위험성을 미 행정부에 알리려는데 목적이 있다며 불쾌한 표정이 역력하다. 환치우스바오는 “내용이 황당하고 허무맹랑하다”며 “미국 도서 사이트에 이 책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비주류 취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책은 얼마 전 산케이(産經)신문 등 일본 언론에 대대적으로 소개됐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