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일찍 만난 것이 서로에게 불행이다. 힘을 앞세우는 ‘전차군단’ 독일과 남미의 ‘최고 테크니션’ 아르헨티나. 7월1일 0시(한국시간) 베를린에서 벌어지는 8강전이 끝나면 어느 한 팀은 짐을 싸야 한다. 전세계 축구팬들로서는 땅을 칠 일이다. ‘패자부활전’이 없는 월드컵 규정을 원망해야 할 판이다.
▦가장 날카로운 창을 가리자
독일과 아르헨티나는 16강전까지 4경기에서 나란히 10골을 터뜨려 브라질과 함께 팀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투톱의 위력에서도 쉽게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득점 1위 클로제(4골)와 포돌스키(3골) 등 폴란드 출신 투톱은 이번 대회 가장 이상적인 조합으로 평가 받고 있다. 크레스포(3골)와 사비올라(1골)가 짝을 이룬 아르헨티나의 최전방 공격조 역시 그라운드에서 몸을 푸는 것 만으로도 상대방에겐 위협적이다. 2선 미드필더들의 득점력도 무시할 수 없다. 독일의 공격형 미드필더 발라크의 대포알 중거리슛과 3골을 넣은 아르헨티나의 막시 로드리게스의 공격지원도 볼거리다.
▦신인왕도 가리자
21세 이하 선수들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신인왕의 주인공이 이 경기결과에 따라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독일의 포돌스키(21)는 조별리그에선 다소 부진했지만 스웨덴과의 16강전에서 2골을 몰아넣으며 주전자리를 꿰찼다. ‘제2의 마라도나’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19)도 조별리그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전에서 단 15분 동안 1골 1도움을 기록할 정도로 충격적인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다. 스피드와 강한 중거리슛이 장기인 포돌스키와 환상적인 드리블과 놀라운 순간 스피드를 자랑하는 메시는 각각 조국의 축구 스타일을 대표하는 ‘샛별’들이다.
▦월드컵에선 독일 우세, A매치에선 아르헨티나 우세
86년 멕시코와 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잇따라 결승에서 맞붙은 두 나라는 1승1패를 주고받으며 번갈아 우승컵을 차지했다. 월드컵 통산 맞대결 전적은 2승1무1패로 독일이 앞선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16번 맞대결을 벌인 독일을 상대로 7승4무5패의 성적을 남겼다. 2000년 이후 3차례 맞대결에서도 1승2무로 앞서 있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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