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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가 쓰는 월드컵] 너무 일찍 만난 '숙명의 라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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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가 쓰는 월드컵] 너무 일찍 만난 '숙명의 라이벌'

입력
2006.06.30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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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서독 국가대표팀은 감독 베켄바우어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결승전에 올랐다. 상대는 당대 최고의 스타 마라도나가 버티고 있는 아르헨티나. 결승전을 앞두고 베켄바우어 감독은 공격형 미드필드를 맡아 서독 팀을 지휘하는 마테우스에게 특명을 내렸다. 아르헨티나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마라도나를 수비하라" 이었다.

마테우스는 1982년 스페인월드컵부터 출전한 베테랑으로 최전방 공격수에게 볼 배급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선수였다. 173cm의 작은 키에 72kg으로 가벼운 편이지만 지칠 줄 모르는 스테미너가 그의 특기. 그러나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가 서독을 3대2로 물리쳐 우승했고, 마라도나와 마테우스의 대결은 마라도나의 완승으로 끝났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두 팀은 또 다시 결승전에서 만나 숙명의 라이벌 전을 벌이게 된다. 이번에도 베켄바우어 감독은 마테우스에게 마라도나를 전담하도록 했다. 독일팀 주장인 마테우스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준결승까지 스스로 네 골을 뽑아내기도 했다. 마테우스는 결승전에서 체력, 스피드, 슈팅력, 수비 등 모든 부분에서 마라도나를 제압했다. 이번에는 독일이 1대0으로 아르헨티나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독일의 베켄바우어 감독이 웃은 것이다. 두 라이벌 팀은 월드컵 대회 결승에서 이렇게 사이 좋게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결승에서 페널티킥으로 독일에게 진 마라도나는 복수하고 싶었지만, 기회는 다시 오지 않았다. 2006년 독일월드컵 조직위원장인 베켄바우어는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로 지금까지 월드컵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들을 초청해서 입장식에 참석하는 순서를 프로그램에 넣었다. 당연히 1986년 우승팀의 주역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도 초청했다. 그러나 마라도나는 입장식 참가를 거절했다. 펠레와 베켄바우어의 라이벌이라고 자칭하는 마라도나는 펠레와 베켄바우어에 의해 움직여지는 FIFA의 들러리가 되기 싫다며 관중석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독일과 아르헨티나가 8강전에서 부딪치게 되었다. 1990년 이후 16년 만에 라이벌 전을 벌이게 된 것이다. 상대를 이겨야 4강에 올라가는 질 수 없는 경기.상상만 해도 두 팀의 라이벌 전은 흥미롭다. 어느 팀이 이기느냐는 것은 다음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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