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터넷은 그 동안 접속선이 연결된 컴퓨터(PC)에 의지해 사용했으나, 이젠 움직이면서 휴대폰처럼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바로 우리나라가 독자기술로 개발한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덕분이다.
KT와 SK텔레콤은 30일 이동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와이브로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과거 유선 전화에서 휴대폰으로 옮겨가며 통신문화가 바뀌었듯이 이제 인터넷도 본격적인 무선 시대를 맞으며 인터넷 환경의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와이브로는 유선으로 제공하는 초고속 인터넷과 무선랜의 이동성을 결합해 언제, 어디서나 이동중에도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접속장비 근처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무선랜에 비해 사용 범위와 이동성이 늘어났으며, 전송 속도가 느리고 이용요금이 비싼 휴대폰의 무선인터넷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서비스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와이브로 상용화의 가장 커다란 의미는 우리 기업들이 독자개발한 기술로, 현재 시범서비스를 추진중인 미국, 이탈리아 베네수엘라 등에서 이 서비스를 채택할 경우 장비 및 단말기의 수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 이기태 사장이 “와이브로는 정보통신부문의 꿈나무로 총력을 기울여 사업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그 동안 휴대폰 등의 핵심부품은 미국 퀄컴등에서 비싼 로열티를 주고 수입했지만, 와이브로는 우리나라가 종주국이 돼 전세계의 표준을 선도할 수 있게 됐다고 업계는 강조하고 있다.
와이브로가 본격적으로 상용화하는데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현재론 서비스 제공 지역이 수도권 일부로 한정돼 있다. 사용 기기도 노트북에 장착하는 PCMCIA용 카드만 나와 있다.
휴대폰처럼 들고 다닐 수 있는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는 8월 이후에나 보급될 전망이다. 당장 음성 통화가 제공되지 않는 것도 걸림돌이다. 그렇지만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내년 이후 접속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음성통화 기능도 추가할 경우 와이브로 사용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 KT=서울 신촌, 강남, 서초, 송파구 일대와 경기 분당 지역 및 강남과 분당을 연결하는 지하철 분당선, 한남대교 남단의 경부고속도로 일부 지역과 분당 내곡간 연결도로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 지역은 연말까지 서울 전역과 수도권 인근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비스 내용은 동영상을 활용한 인터넷 개인 방송, 영상 회의, 온라인 동영상 강의, 멀티미디어 메시지, 인터넷 자유 검색 등이다.
이용료는 월 정액제이며 기본 데이터량을 초과하면 초과분만큼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KT는 2011년까지 와이브로 가입자가 800만~1,070만명, 연 매출은 2010년께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 SK텔레콤=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인근과 서울 봉천동, 신림동, 대치동, 을지로, 명동 일대 등에서 시범서비스가 이루어진다. 연말까지 서울 시내 12개 지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SKT는 현재 인터넷 접속만 지원하며 영상회의, 멀티미디어메시지 등 부가 서비스는 추후 제공 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삼성전자에서 만든 PCMCIA카드(SCH-H110)는 서비스 지역내 SK텔레콤 대리점 등에서 보조금 10만원을 포함해 21만원에 판매된다. 이용료는 올해 말까지 월 3만원의 기본료만 내면 데이터 용량에 상관없이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 와이브로
무선을 뜻하는 와이어리스(Wireless)와 대용량 고속 인터넷을 의미하는 브로드밴드(Broadband)의 합성어인 '와이브로'는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는 초고속 인터넷이다. 언제 어디서나 이동하며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인 만큼 자동차, 전철 등 교통수단을 이용해 시속 60㎞로 움직이며 20Mbps 속도로 자료를 전송받을 수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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