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고봉 15좌 완등. 평생 한 번 오르기도 힘든 히말라야의 품에 15번이나 안긴 사나이. 그러나 히말라야가 허락한 이 사람에겐 16번째 봉우리를 향해 다시 한 번 발걸음을 떼야 할 이유가 있다. 2001년 갑작스런 기상악화로 후퇴, 2003년 판상 눈사태로 후배 두 명을 잃은 채 돌아서야 했던 로체샬(8,400m)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MBC 스페셜’이 여름특집으로 산악인 엄홍길의 히말라야 재원정기를 다룬 ‘히말라야 이야기’를 7월2일과 9일 밤 11시30분에 방송한다.
1부 ‘엄홍길-죽음의 산, 로체샬에 가다’에서는 정상을 목전에 두고 돌아서야 했던 16좌의 마지막 관문 로체샬로 다시 떠나는 엄홍길의 등반길을 화면에 담았다. 정상까지 이어지는 칼날 같이 험한 산세 때문에 접근이 어려운 로체샬은 최근 히말라야 8,000m급 독립봉으로 그 난이도를 인정받고 있는 곳. 두 차례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2006년 3월 재도전에 나선 그는 히말라야 16좌 완등을 위한 마지막 관문을 넘기 위해 ‘죽음의 산’ 로체샬에서 목숨을 담보로 아찔하고 숨 막히는 사투를 벌인다.
60일간의 살림살이를 꾸려야 하는 베이스캠프 설치부터 계속되는 눈과의 싸움, 정상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는 등반대의 모습 등이 히말라야의 화려한 풍광 속에 펼쳐진다.
2부 ‘셀파, 히말라야의 타이거’에서는 히말라야 등반사의 또 다른 주인공인 셀파의 역사와 일상을 들여다본다. 1953년 텐징 노르가이가 에드먼드 힐러리와 에베레스트 초등에 성공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셀파는 ‘히말라야의 친구’이자 영웅으로, 세계의 등반가들을 신들에게 인도하는 고산족 등반 안내인들.
프로그램은 1977년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오른 산악인 고 고상돈씨와 함께한 펨바 노르부 셀파와 산소 없이 에베레스트를 10번이나 등정한 앙리타 셀파, 16번이나 히말라야 정상에 선 압바 셀파 등 히말라야의 유명 셀파들의 어제와 오늘을 통해 그들의 역할과 삶을 고화질(HD)의 살아있는 영상으로 전한다.
특히 프로그램은 엄홍길과 등반인생을 함께한 까르상 셀파(1985년)를 비롯, 크레바스 아래로 떠나보낸 의형제 셀파 나티(1997년), 원정 때마다 죽음을 무릅쓰고 엄홍길과 동행하는 겔젠과 파상 등을 직접 만나 그들의 계속되는 인연을 생생한 육성으로 전한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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