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프팅도 시시하다. 이젠 펀야킹(Funyaking)의 시대다.
급류를 타고 물의 역동성을 즐기는 래프팅의 계절. 여름 스포츠 마니아들이 래프팅과 카약의 장점을 합쳐놓은 펀야킹에 빠져들고 있다. 더키(Ducky), 인플래터블(Inflatable) 카누 등으로도 불리는 펀야킹은 2~3인용 고무보트를 타고 급류와 맞서는 레포츠다. 래프팅이 버스라면 펀야킹은 오토바이. 급류의 진동을 보다 가까이 느낄 수 있어 스릴이 배 이상이다.
전국 최고의 급류 코스라는 인제의 내린천에서 펀야킹에 도전했다. 내린천에선 내년 전세계 래프팅 선수들이 모이는 월드컵래프팅 대회가 열린다. 내린천 래프팅 코스가 세계적으로 인정 받은 셈이다.
노 젓는 방법과 물에 빠졌을 때 대처법을 간단히 익힌 후 드디어 출발했다. 보트 테두리의 불거진 부분에 올라타는 래프팅과 달리 펀야킹은 배 밑바닥에 내려앉아 시선이 수면과 훨씬 가까워진다. 같은 물인데도 느낌이 다르다. 작은 여울을 지나는데도 배 위로 물이 넘쳐올라 다리를 적신다. 배가 좁으니 좌우 흔들림도 심하다. “이러다 뒤집히는 게 아닌가” 마음은 불안해지고.
첫번째 만난 급류다운 급류 장수터. 래프팅으론 큰 어려움 없이 지나칠 여울인데 펀야킹의 시선에선 공포스럽다. 배가 앞으로 고꾸라지는가 싶더니 파도가 얼굴로 덮쳐온다. 래프팅이 급류를 타고 오르는 거라면 펀야킹은 물살을 뚫고 나간다. 물에 빠지지도 않은 채 배위에 앉아 물먹어 보기는 처음이다. 이 짜릿함에 펀야킹을 하는가 보다.
편탄한 물길에서 힘차게 노을 저었다. 배가 빠르게 미끌어져 나간다. 단 3명만 탄 보트가 8명 이상의 래프팅보다 속도가 높다. 래프팅이 3시간 걸릴 코스를 펀야킹은 2시간이면 주파한다고 한다.
내린천에선 한백레저 등을 이용하면 펀야킹을 체험할 수 있다. 가이드가 동승한 펀야킹 투어는 대인 4만원, 소인 3만5,000원. 일반 래프팅이 대인 1인당 3만원을 받는다. 인터넷(www.hbl.co.kr)이나 전화(02-515-6633)로 미리 예약해야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인제=글ㆍ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 전국의 래프팅 명소
강원 인제 내린천
인제의 내린천은 전국 최고의 급류 코스로 꼽히는 래프팅의 종가. 좁은 강폭에 바위가 많아 물결이 요동친다. 낙폭이 적당해 일반인들이 스릴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급류와 평탄한 부분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싫증나지 않는 재미가 있는 계곡이다.
주로 래프팅을 타는 코스는 원대교-고사리(7km), 하추리-원대교(8km), 궁동-하추리(6km) 등. 요동이 심한 내린천 코스 중 최고의 급류는 피아시다.
강원 영월 동강
고요한 강물과 깎아지른 절벽, 그리고 간혹 보이는 오지마을의 농가들. 동강의 아늑한 비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강물을 따라 구경하는 래프팅이다. 동강에서 래프팅을 타는 구간은 정선 고성에서 영월 섭새까지 30여km 구간. 이중 진탄나루-섭새 코스를 가장 많이 찾는다. 동강의 래프팅 업체는 태백산맥(033-375-5030) 등 67곳으로 총 676대를 운영한다.
강원 철원군 한탄강
한탕강은 주상절리의 협곡으로 강변의 아름다움만은 단연 압권이다. 한탄강에서 래프팅을 타는 구간은 상류인 직탕폭포에서부터 승일교, 고석정, 순담을 거쳐 군탄교 까지다. 이중 순담에서 군탄까지 구간이 가장 많이 애용된다. 한탄강 래프팅은 큰 파도가 없어 아기자기한 편이다. 한탄강에서 꼽을 수 있는 급류의 포인트는 샘소와 미칠랑이다. 백마레저(033-452-8294) 등 44곳의 업체가 모두 354대의 보트를 운영한다.
경남 산청군 경호강
지리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경호강은 말 그대로 거울같이 맑고 깨끗한 호수의 강. 주변에 빼어난 절경과 많은 역사 유적지를 아우르고 흐른다. 급류와 평온한 구간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지리산 깊은 골의 맑은 물이 몸을 시원하게 한다면 첩첩의 연봉은 눈을 시원하게 한다. 산청군 생초면 수계정 맞은편_홍화원 일대 15km 남짓이 주 코스. 산청군내에서는 사람과바다레저클럽(055-973-9977), 경호강래프팅(055-972-2002) 등이 규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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