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월드컵에 이변이 없다고 싱거워 하지 말자. 약팀들의 화끈한 반란이 사라진 그라운드는 세계 최강들이 맞붙는 꿈의 '빅매치'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월드컵 8강에는 유럽 6팀과 남미의 양강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포함돼 역대 어느 대회보다 흥미진진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월드컵이 오랜만에 제자리를 찾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빅매치의 서막은 독일과 아르헨티나가 연다. 양 팀은 7월1일 0시에 4강 진출 티켓을 놓고 운명의 일전을 치른다. 월드컵 통산 4회 우승을 노리는 '전차군단' 독일은 스트라이커 미로슬라프 클로제, 신예 루카스 포돌스키를 앞세운 화력이 무시무시하다. 4경기에서 8골을 넣었다. 간판 미드필더 미하엘 발라크의 중원 조율 능력도 탁월하다. 코스타리카와의 개막전에서 2골을 내준 이후 3경기에서 단 한 골도 내주지 않는 철벽수비도 자랑이다. 게다가 개최국이라는 이점까지 있다.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20년 만에 우승을 꿈꾸는 아르헨티나 역시 막강 공격력을 뽐낸다. 4경기에서 8골을 넣고 1골을 내줬다. 공수 어느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 23명의 엔트리 중 19명이 첫 월드컵 출전일 정도로 세대교체에도 완전히 성공했다. 중원에는 미드필더 리켈메를 선봉으로 막시 로드리게스, 에스테반 캄비아소 등 세계 최정상급 미드필더진이 버티고 있다. 에르난 크레스포, 하비에르 사비올라, 리오넬 메시 등으로 짜여진 공격라인의 파워도 막강하다.
프랑스와 브라질은 7월2일 오전4시에 98년 월드컵 결승전에 이어 8년 만에 또 다시 월드컵 무대에서 다시 만난다. 당시 개최국인 프랑스는 두 골을 넣은 지네딘 지단의 맹활약에 힘입어 브라질을 3-0으로 완파했다. 브라질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프랑스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복수의 칼을 접어야 했다.
브라질은 세계 최강의 '매직 4인방'인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아드리아누, 카카를 앞세워 설욕을 벼르고 있다. 브라질은 월드컵 11연승의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벤치 멤버만으로도 우승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모든 선수의 개인기가 뛰어나다 보니 조직력에 구멍이 생기는 단점도 있다.
프랑스는 '늙은 수탉'이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한국과 무승부를 거두는 등 어렵게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프랑스는 그러나 16강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급부상하던 '무적함대' 스페인을 3-1로 격침시키는 만만찮은 저력은 과시했다. 프랑스는 중원의 사령관 지단이 스페인전에서 골 맛을 보며 부활을 예고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든든하다.
이밖에 이탈리아-우크라이나(7월1일 오전4시) 잉글랜드-포르투갈(7월2일 0시)의 8강전도 섣불리 승부를 점칠 수 없는 유럽 축구 강국들의 용호상박이 될 전망이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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