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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영웅 셰브첸코 실축 '역적' 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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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영웅 셰브첸코 실축 '역적' 될 뻔

입력
2006.06.2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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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간의 사투에다 연장 전후반(30분) 종료 휘슬이 불어도 승부는 나지 않는다. 그리고 나면 12야드(10.97m) 떨어진 페널티 아크에 공을 놓는다. 경기장은 숨을 죽인다. 볼이 골 라인을 통과하는 데는 약 0.55초. 반면, 골키퍼가 몸을 날리는 데는 약 0.6초다. 과학적 성공률은 100%이지만, 실제는 70~80%에 그친다. 승부차기(페널티 킥 포함)의 냉엄하다 못해 살인적인 부담감이 그 이유다.

1930년 우루과이월드컵부터 2002년 한일월드컵까지 승부차기는 모두 16번. 27일(한국시간) 열린 스위스-우크라이나의 16강 전이 역대 17번째로 기록됐다. 90년 이탈리아월드컵 4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아르헨티나에 3-4로 패한 이탈리아는 이후 94년 미국대회 결승에서 브라질에 2-3, 98년 프랑스대회 8강에서는 홈팀 프랑스에 3-4로 져 3개 대회 연속 분루를 삼켰다. 94년 마지막 키커로 나선 ‘말총머리’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바조는 허망하게 골대가 아닌 허공을 갈라 역대 최고의 비극적 키커라는 오명까지 남겼다.

‘동유럽의 강호’였던 유고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와 90년 이탈리아월드컵 8강에서 만나 피 말리는 승부차기 끝에 2-3으로 패했다. 첫 번째 키커였던 ‘특급 공격수’ 스토코비치는 엉뚱하게 크로스바를 맞춰 ‘역적’으로까지 몰렸다. 세계 최고 마법의 킥을 자랑하는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과 루이스 피구(포르투갈)조차 페널티 킥과 승부차기에는 나서기를 거부할 정도. 2002년 당시 각각 미국, 이탈리아 전에서 페널티 킥을 실축, 고개를 숙여야 했던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과 안정환(뒤스부르크)은 “경기 내내 울면서 뛰었다”며 긴 한숨을 토해내기도 했다.

승부차기는 눈물이 아닌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기도 한다. 한국은 2002년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5-3으로 이겨 4강신화를 창조했다. 히딩크 감독의 승부차기 사전 킥 훈련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독일, 아르헨티나는 각각 3차례의 승부차기를 모두 승리했고, 브라질과 프랑스도 3차례 중 2번을 이겼다. .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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