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훈 대통령 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은 26일 최근의 북한 미사일 문제, 북핵 6자회담 교착 상황과 관련, “미국의 대북 압박정책은 일관성도 부족하고 목표도 불분명해 의도와 효과 양면에서 모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육군사관학교에서 군 장성 80여명을 대상으로 가진 특강을 통해 “미국과 북한은 시작부터 6자회담에 적극적 관심이 부족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북핵 문제는 미국의 정책 우선 순위에서 밀렸고 미 국무성은 지금 힘이 없다”고 전제한 뒤 “어느 국가도 6자회담을 깨겠다는 입장은 아니므로 우리가 적극 나서서 움직이고 남북이 주도적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또 “중국 위협론은 미국의 중국 견제책이며 중국은 미중 협력론으로 발전을 유지하고자 한다”면서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부상으로 미중간 세계적 패권 경합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미국의 동북아 전략을 비판하는 민감한 특강 내용을 동북아시대위 홈페이지에 올려 논란이 예상된다.
이 위원장은 한반도 분단의 원인에 대해 “미국은 당초 일본에 일차적 관심을 두었다”면서 “소련이 북쪽에 진군하자 미국은 ‘준비되지 못한 대응’으로 한반도 문제에 개입했다가 한국전쟁을 계기로 본격 연루되면서 냉전이 공고화됐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또 “한미동맹은 동북아 구도의 변화에 따라 조정기에 접어들었으며 그에 따른 후유증이나 잡음이 여러 형태로 발현되고 있다”며 전략적 유연성, 미군 기지 이전, 구 미군 기지의 환경 복구비 분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 등을 그 사례로 들었다.
그는 한일 관계에 대해 “독도, 배타적 경제수역 등을 둘러싼 양국간 외교전쟁은 지루하고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이나 정치적 해법도 모색 중”이라며 “일본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문제 제기는 국제적 호응을 얻고, 미국 내에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일본의 정치판을 동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