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을 바로잡는 역할 하겠다."
서강대 시장경제연구소의 초대 소장인 김광두 교수(경제학)는 27일 연구소 개소식에서 "언론에서 서강학파와 386세대 정치인들과의 대립으로 몰아가는 것은 연구소로서 당황스럽다"면서도 "시장경제에 대한 확신이 없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이론을 넘어선 비판도 과감히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강학파란 70~80년대 개발 연대를 주도했던 서강대 교수 출신의 경제각료들로, 남덕우 전 총리, 이승윤ㆍ김만제 전 경제부총리,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청와대는 2월 "압축성장 신화는 끝났다"며 서강학파의 성장론이 양극화를 불러왔다고 공격한 바 있다.
서강학파를 계승하는 시장경제연구소는 분배론과 양극화 해소를 중시하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성장을 통한 국부창출과 시장경제의 우월성을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시장경제연구소에는 서강대 남성일 경제대학원장 등 경제학과 교수 24명 전원을 포함해 각계 경제전문가 등 70여 명이 참여했다.
김 소장은 이어 "경기침체의 중요한 원인이 시장경제의 기본질서 훼손에 있다는 공감대가 교수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손병두 총장이 한국형 성장론을 대표하는 연구소를 만들자는 구상을 밝히면서 시장경제연구소가 발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론적ㆍ실증적으로 평가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우선 정부의 부동산과 노동 정책,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정부 규제, 한국에만 있는 금융산업법에 대해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영국의 저명한 시장경제 연구기관인 아담스미스 인스티튜트와 미국의 시장경제 연구를 이끌고 있는 시카고대 경제학과와도 협력을 추진해 세계 속의 시장경제연구소로 발돋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소장은 "우리 연구소는 경제정책 평가뿐 아니라 젊은층에 시장경제의 우월성을 알리고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는 데도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개소식에는 서강학파의 태두인 남 전 총리를 비롯해 이 전 부총리, 김병주 명예교수 등 서강학파 원로들이 대거 참석했다. 박 홍 전 서강대 총장은 이 자리에서 "여당은 잘못 열린당"이라며 특유의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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