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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 축구는 재창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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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 축구는 재창조되어야 한다

입력
2006.06.2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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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밤의 꿈이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은 2002년 한일월드컵이상으로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다. 비록 우리가 목표하였던 16강에는 들지 못했지만 우리는 승점 4점으로 32개 팀 중에서 17등을 했다. 우리 월드컵 전사들은 정말 잘 싸웠고, 12번째 선수인 온 국민도 최선을 다하였다. 서울, 부산, 광주, 대구는 물론이고, 멀리 제주에서도 붉은 물결의 응원단은 밤을 새며 축제를 즐겼다.

● 열악한 인프라에 비하면 기적

이제 축제는 끝났다. 축제 후에는 차분히 지난 일을 되돌아보고 2010년 남아프리카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 축구 인프라 구축과 월드컵응원문화로 성숙해진 우리의 다이나믹 코리아의 열기를 승화시키는 일이 남았다.

2004년 현재 우리나라 남자 고등학교 축구팀은 117개이고, 일본은 무려 4,254개나 된다. 우리나라 축구선수는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교 그리고 실업팀까지 모두 합쳐도 21,072명뿐이다. 전국에 초ㆍ중ㆍ고등학교가 11,752개가 있지만 축구부가 있는 학교는 총 912개로 전체 학교의 약 8%밖에 안 된다.

그런데도 우리가 월드컵에서 연속 6회 출전하였고, 4강에 들었으며, 아프리카를 넘어 유럽과 대등한 성적을 낸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다. 그러나 무언가 잘못되었다. 우리나라 축구선수는 중학교 때부터 프로선수처럼 축구만 한다. 축구선수는 23명의 태극전사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보다 훨씬 더 많은 성공하지 못한 축구선수들도 있다.

과연 수백만명의 거리응원단 중에서 어느 정도의 사람들이 골대에 직접 슛을 하여 이천수, 안정환, 박지성과 같은 골 맛을 경험했을까? 광장에 모인 이들이 진정 축구팬이라고 할 수 있을까? K리그에서는 왜 지금과 같은 뜨거운 붉은 물결의 감동을 볼 수 없는 것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의 경기장은 30여년간 축구장이 항상 매진이었다고 한다. 영국인들은 축구를 직접 즐기며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나 축제는 레크리에이션(Re-creationㆍ재창조)이 되어야 한다. 축구만 하는 사람과 응원만 하는 사람으로 나뉘어진 양극화된 문화는 오래 가지 못한다.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직접 축구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학생들과 국민들이 축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며 즐기게 해야 한다. 학교체육을 통해서 건강도 지키고 축구를 사랑하며 축제문화를 즐기도록 해야 한다. 학교체육이 살아나고, 즐기는 축구문화가 되어야 한다.

● 구경만 말고 직접 체험해야

마침 각급학교에 매년 100여개의 잔디구장이 조성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아 잔디구장이 조성된 학교에서는 축구부를 육성하도록 했으면 좋겠다. 스포츠는 새로운 언어다. 스포츠 중에서도 축구는 가장 세계화된 언어다. 영어보다도 더욱 세계화된 언어다. 언어를 모르고서 세계화가 가능하겠는가? 학생들에게 영어이상으로 축구도 직접 시켜야 한다.

나영일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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