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슈팅 라이크 베컴’(shooting like beckham)의 원래 제목은 ‘벤드 잇 라이크 베컴’(bend it like beckham)이다. 베컴의 프리킥이 골문으로 휘어져 감겨 들어가는 것처럼 공을 차라는 것이다. 베컴의 프리킥은 이미 영화 제목으로 인용될 만큼 정평이 나 있다.
베컴의 오른발이 다시 한번 잉글랜드를 구했다. 베컴은 26일 새벽 벌어진 에콰도르와의 독일월드컵 16강전에서 후반 15분 천금 같은 오른발 프리킥을 성공시켜 팀을 8강에 올려놓았다. 잉글랜드의 1-0 승리.
이 골이 들어가기 전까지 베컴은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가 올린 크로스가 번번히 수비수에 가로막히는 데다가, 체력적으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또 독단적인 플레이 때문에 주장 완장을 차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잉글랜드 축구팬들의 비난도 쏟아졌다. 잉글랜드 축구팬들의 관심이 온통 웨인 루니에게 쏠리면서 베컴의 입지가 줄어든 것도 사실이었다. 사실상 베컴의 팀에서 루니의 팀으로 바뀐 것.
하지만 베컴은 이날 경기에서 그의 위력을 확실히 보여줬다. 전반 초반 루니를 원톱으로 내세워 공격적으로 경기를 이끌던 잉글랜드는 전반 10분 에콰도르의 스트라이커 카를로스 테노리오에게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내준 이후 시종 밀리기 시작했다. 잉글랜드가 독일월드컵 최고 이변의 희생양이 될 뻔했던 위기의 순간 베컴의 오른발 프리킥이 골문을 갈랐고, 이 골은 그대로 결승골로 굳어졌다.
베컴은 이로써 98년 프랑스월드컵, 2002 한일월드컵에 이어 3회 연속 월드컵에서 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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