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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한국일보 해설위원 3인 '한국축구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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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한국일보 해설위원 3인 '한국축구 진단'

입력
2006.06.2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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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월드컵은 계속된다. 한국축구도 다시 뛸 것이다. 독일 월드컵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하고 더 큰 희망을 쏘아야 할 때이다. 본지 월드컵 해설위원인 박항서 경남FC 감독, 유상철KBS해설위원, 서형욱 MBC해설위원 등 전문가 3명이 내린 한국축구의 현 주소에 대한 진단을 지상대담으로 꾸며봤다.

▦유상철 위원=한국 축구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한 발짝 진전을 했다. 무엇보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참가 이래 한번도 이루지 못했던 월드컵 원정승리를 달성했다는 것은 하나의 금자탑이다. 그러나 원정징크스를 100% 탈피하지는 못한 것 같다. 월드컵이란 큰 무대가 주는 중압감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고 본다.

2002년 월드컵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에 선수들이 제대로 적응 하지 못했다. 기술은 뛰어났지만 전술적 이해도는 그렇지 못했다. 조직력보다는 박지성이나 이천수 등 개인기에 의존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박항서 감독=결과 만 놓고 본다면 첫 게임이었던 토고전에서 골 득실차를 더 벌리지 못한 게 아쉽다. 토고가 1명 퇴장 당해 수적 우위에 있는 유리한 상황에서 점수차를 더 벌렸더라면 스위스전에서 한결 부담없이 경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서형욱 위원=준비과정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독일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코엘류, 본프레레, 아드보카트 감독에 이르기까지 감독의 잦은 교체 과정에서 세대교체 타이밍을 놓쳤다. 감독의 잦은 교체 과정에서 손실된 시간이 많아 적시에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지금 한국대표팀에게 필요한 것은 안정된 리더십을 다시 세우는 것이다.

▦유 위원=딕 아드보카트 감독도 프랑스와 비기는 등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2002년 당시 6개월을 합숙을 하며 준비한 것과 5주간 합숙훈련은 비교할 수가 없다. 훈련 기간만 놓고 보면 아드보카트호의 성과도 높이 평가해야 한다. 아쉬운 것은 훈련 내내 주전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려 손발을 제대로 맞춰볼 시간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서 위원=준비 기간이 짧아 기존에 1번 이상 대표팀에 발탁되었던 선수들 위주로 팀을 짰다. 새로운 실험을 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베어벡 코치의 도움을 받아 히딩크 체제로 회귀하는 방식을 택했다. 최종 엔트리 선정 과정도 아쉬움이 많다. 리그에서도 정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송종국을 무리해서 발탁했다.

▦박 감독=어수수선했던 대표팀 분위기를 그래도 아드보카트 감독이 잘 수습했다. 지금 아드보카트 감독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따질 때는 아니다. 왜 우리가 감독 교체로 인해 허송세월을 해야 했는지 근본적인 문제점을 짚고 넘어 가야 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경험했듯이 차기 감독 선임이 중요하다. 다시는 쓸데없이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없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2008년 북경올림픽대표팀 감독을 유능한 사람으로 뽑아 2010년 월드컵 대표팀을 맡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차기 감독이 반드시 외국인이어야 한다고 못박을 필요는 없다고 보며 장기적이고 종합적으로 신중히 검토 해야 한다.

▦서 위원=차기 감독 선임의 중요성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와 함께 수비진의 개혁도 빠르게 시작해야 한다. 20대 초 중반의 어린 선수들, 그리고 K리그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유 위원=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K리그 활성화다. 텅 빈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좋은 기량을 보여주길 바라는 것은 무리다. 국내 선수들이 수만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뛰면서 분위기를 익혀야 한다. 또 박지성과 이영표 처럼 세계적인 무대에 서 뛰어본 선수들이 많아야 원정 월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 까다로운 선수들의 해외진출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

▦서 위원=수훈 갑으로 이운재와 이천수를 꼽고 싶다. 이운재는 체중 논란 속에서도 제 몫을 충실히 했다. 이천수는 수비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한국형 스리톱의 역할을 최선을 다해 수행했다. 토고전의 프리킥골을 제외하더라도 측면을 쉼없이 누비는 그의 활약은 다른 동료들에게도 힘이 되었다.

▦박 위원=그 동안 이름값에 비해 조재진의 활약도 돋보였다.

▦유 위원=원정 월드컵에서 1승1무1패의 성적을 올린 것은 주전과 벤치의 선수들이 하나처럼 뭉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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