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1일 치러지는 한나라당 전당대회의 판세가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당권 경쟁에 나름대로 파괴력 있는 ‘제3의 후보’들이 잇달아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는 이재오 원내대표와 강재섭 의원이 각각 수도권과 영남지역을 기반으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소장 중도파 연대인 미래모임이 단일 후보를 내기로 했고,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인 전여옥 의원도 출마 태세에 들어가면서 선두권이 마냥 안전하지만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래모임은 현역 의원과 원외 당원협의회장 80여명이 참석하는 미니 전당대회를 29, 30일 개최, 단일 후보를 선출키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3선의 남경필, 재선의 권영세 임태희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남 의원은 수요모임의 단일 후보로 나선 반면 푸른모임의 공동대표인 권 의원과 임 의원은 사전 조정을 하지 못해 지지표가 갈릴 수도 있어 구도상으로는 남 의원의 우세가 점쳐진다. 그러나 수요모임에 대한 당내 견제기류가 있어 의원ㆍ당원협의회장 투표(70%), 당원 대상의 여론조사(30%)에서 견제 표가 뭉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견상 소장 중도파들의 이해가 엇갈려 응집력이 약해보이지만, 막상 후보가 선출되면 상징성과 대표성으로 상당한 파괴력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공식 출마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전여옥 의원의 전대 출마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전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을 향한 거침없는 독설로 당 내외의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당 대변인을 맡아 박근혜 전 대표의 복심(腹心)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박 전 대표 대신 전국을 돌며 유세한 것이 당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때문에 여성 초선 의원에 비례대표 출신이란 약점에도 불구하고 상위권에 진입할 것이란 예측이 무성하다.
여성 후보 1명은 5위에 들지않아도 최고위원에 포함시키도록 한 규정 때문에 “어차피 찍지 않아도 당선된다”는 일각의 논리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대리인이란 이미지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예측이다.
이들 외에 충청권의 맹주를 자처하는 김학원 의원과 강창희 전 의원, 경기지역 당내 최다선인 이규택 의원, 경남지역의 유일 후보로 굳어진 이방호 의원 등도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 후보군도 이번 전대의 표결 방식인 1인2표제를 활용, 유력 후보와의 짝짓기 등 합종연횡으로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