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급식사고의 원인균으로 지목된 ‘노로 바이러스(Noro Virus)’의 감염경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식중독 유사증세를 보인 환자 가운데 4분의 1의 가검물에서 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주로 장염과 식중독을 일으키는 노로 바이러스에 걸리면 대부분의 사람은 1~2일 내에 증상이 호전되지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선 탈수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식수와 배설물 등을 통한 전염력이 강해 집단생활을 하는 학교나 기업의 급식과정에서 이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파급력이 크고 일부 환자는 회복 후에도 2주까지 전염력을 갖는 경우도 있어 식중독 및 장염의 추가 확산 가능성도 있다.
보건당국은 일단 식중독 증상을 보인 모든 환자의 가검물에서 이 바이러스의 검출여부를 확인한 후 다음 단계로 감염 경로를 추적할 계획이다. 만일 가검물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돼지고기와 같은 특정 식재료에서도 검출되면 ‘식재료로 인한 식중독 발생’ 이라는 명제를 증명할 수 있게 된다. 그 경우 식재료 관리와 유통을 담당하는 급식업체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로 식재료에서 원인 바이러스를 찾지 못해 ‘인과관계’의 고리를 잇지 못하면 급식업체에 곧바로 화살을 돌리긴 어렵게 된다. 2003년 노로 바이러스에 의해 경기 13개 학교에서 학생 1,557명이 복통과 구토, 설사 증상을 보인 집단 식중독 사태가 발생했지만 음식물에서 동일한 바이러스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급식업체의 계약해지가 정당하지 않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보건당국도 “대부분 급식업체가 하루 치 분량의 식재료만 공급하고 있어 남은 식재료에서 원인 바이러스를 검출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밝혔다.
노로 바이러스는 주로 물을 매개로 감염되기 때문에 애초 의심을 받았던 돼지고기 요리보다는 물로 씻은 샐러드나 해산물 요리가 바이러스를 품고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때문에 식수나 수돗물, 혹은 학교 조리실에서 사용한 지하수 등도 ‘용의선상’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서로 다른 수원(水源)을 사용하는 여러 학교에서 동시에 식중독이 발생한 것으로 볼 때 학교 수돗물이나 지하수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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