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 재용씨 등에게 헐값으로 넘기는 과정에서 삼성그룹 비서실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내용의 검찰 수사 자료가 법원에 의해 증거로 채택됐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이상훈)는 22일 삼성에버랜드의 허태학 전 사장과 박노빈 현 사장에 대한 항소심 사건 속행 공판에서 검찰이 제출한 김석 당시 삼성그룹 비서실 이사 등의 진술조서를 증거로 채택했다.
검찰은 “1심 판결 이전에는 해외에 있던 재용씨가 개인적 차원에서 우연히 CB를 사들여 그룹의 지배권을 확보했다는 정황 뿐이었지만 판결 이후 수사를 통해 그룹 비서실이 CB 헐값 매각을 통한 지배권 이전에 관여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주당 7,700원에 재용 씨 등에게 발행된 CB의 적정가치는 주당 22만원을 상회한다는 내용을 담은 사실감정 결과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허 전 사장과 박 사장은 CB 헐값매각으로 회사에 969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20일 열린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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