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포동2호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사일방어(MD) 시스템으로 과연 요격할 수 있을까.
본때를 보여주자는 강경론 속에서 “시험 단계의 MD로는 요격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회의론이 제기되는 등 미국 내에서조차 논란이 적지않다.
미국은 탄도 미사일의 비행 과정에 맞춰 3단계의 요격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미사일이 로켓으로 추진력을 얻는 초기단계(Boost Phase)에서는 레이저 시스템(ABL, Airbone Laser)을 탑재한 항공기가 레이저 광선을 발사, 요격한다. 하지만 ABL은 2008년 이후 실전배치를 목표로 한창 개발이 진행중인, 말 그대로 구상에 불과하다.
다음은 미사일이 200㎞이상의 대기권 밖을 나는 20여분 동안의 중간비행 단계에서의 요격 가능성이다. 알래스카 포트그릴리와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 실전 배치했다는 지상형 MD와 요격미사일 SM_3를 탑재한 이지스함의 해상형 MD로 요격에 나선다는 게 미국의 구상.
하지만 지상형은 과거 몇 번의 시험에서 한 차례만 성공했을 뿐 번번이 실패했다. 사전에 실험 테이터를 알고 있고 목표 탄두에 발신장치까지 장착한 인위적인 상황에서도 실패율이 높다면 최소 마하15의 속도로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맞추기는 더욱 힘들다는 관측이 많다. 다탄두 미사일이 등장하는 등 요격회피 기술까지 발전하면서 미사일요격은 더 힘들어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공동 개발하고 있는 해상형 MD는 올해 3월 태평양 상공 90㎞에서 가상 탄도 미사일을 명중시킴으로써 요격시스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SM_3는 중단거리 미사일 요격을 위해 개발한 무기체계로 고도 200㎞ 이상까지 성능을 발휘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국은 마지막으로 탄도미사일의 탄두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단계에서 패트리어트(PACⅢ) 미사일로 요격한다는 구상이다. 미사일로서 미사일을 직접 맞추는 PACⅢ는 파편으로 항공기를 요격하는 PACⅡ에 비해 업그레이드 됐지만 200~300㎞를 마하20 이상의 속도로 30여초 만에 떨어지는 탄도미사일 탄두를 격추시키는 능력은 검증되지 않았다.
한편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와 국방 차관보였던 애시튼 카터는 22일자 워싱턴포스트에 공동기고문을 내고 “북한이 대포동2호의 발사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요격시스템이 검증되지 않아 사후제어가 어렵다”며 선제타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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