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밀매된 시신의 신체조직이 호주와 한국에 수출돼 일부 환자들에게 시술됐다고 호주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호주 의약품관리국(TGA)은 의료진을 통해 문제의 조직을 이식받은 환자 46명을 추적하고 있다. 이들 환자는 미 의료회사 라이프셀 등 5개사가 중개인을 거쳐 밀매된 조직으로 만든 알로덤, 그래프트 재킷, 레플리폼 등 제품을 시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의 의료제품들은 호주 줄기세포 연구소에도 공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TGA는 지난해 10월 미 수사당국에서 문제 제품이 수입됐을 수 있다는 통보를 받고 조사에 나섰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병이나 고령으로 사망한 사람의 장기조직은 감염 위험 때문에 이식수술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TGA는 조사결과 문제의 알로덤 이식 시술이 46명의 환자에게 56건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저장 진피인 알로덤은 한국에서도 코를 높이는 성형수술이나 음경확대 시술 등에 사용되고 있다.
앞서 미 뉴욕 브루클린 수사당국은 장례식장의 시신 수백구에서 골수, 혈관, 피부 등을 빼내 팔아온 조직을 적발했다. 골수암으로 사망한 BBC의 유명 기자 앨리스테어 쿠크의 뼈도 7,000달러에 중개인을 거쳐 의료회사에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이 같은 장기 및 인체 조직 밀매는 세계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사형수 등의 장기 거래 의혹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중국은 서방과 한국 일본 환자들의 장기이식 원정지가 돼 있다. 중국은 이를 막기 위해 7월부터 이식용 장기의 거래를 금지시킨 바 있다.
미국에선 인체조직이 연간 10억 달러의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연간 2만여명의 시신 기증자를 매개로 하고 있다. 1984년 이후 기증된 장기를 이용한 합법 영업이 가능해져 시신을 이용한 의약품이 수백가지나 개발돼 있다. 투토겐, 라이프셀, 리제너레이션, 크리요라이프 등은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역시 공급이 달려 인체조직 암시장이 형성돼 손은 350~850달러, 발은 200~400달러에 거래된다고 애니 체니가 최근 발간된 자신의 책 ‘시체 중개상들’에서 주장했다.
호주 언론 보도에 대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처음 문제가 제기된 지난해 10월 라이프셀에서 공급되는 모든 의료품의 수입이 금지됐고 기존에 들어온 제품은 전량 회수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 “문제가 된 제품을 이식 받은 것으로 확인된 국내 환자 4명을 지난해 12월 추적 조사, 에이즈 등 각종 질환에 대한 혈액검사를 완료해 모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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