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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스위스의 비밀병기 '아내·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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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스위스의 비밀병기 '아내·애인'

입력
2006.06.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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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축구 신흥강국으로 떠오른 스위스. 축구는 유럽전통의 보수적인 스타일을 고집하지만 선수들의 라이프 스타일만은 개방적이다.

중립국인 스위스는 4면이 산으로 둘러 쌓인 폐쇄적인 국경을 갖고 있지만 의외로 성적으로 상당히 개방된 국가다. 독일월드컵에서 깐깐하기로 소문난 코비 쿤 감독도 선수들의 사생활은 웬만해서는 문제 삼지 않을 정도다. 오히려 이번 월드컵에서는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을 정도다.

쿤 감독은 경기 당일 선수들의 여자친구나 아내를 초대해 경기를 관람케 하고, 경기 후에는 곧바로 숙소로 동행케 하는 파격적인 행보로 선수단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스위스는 독일과 국경을 맞대고 있을 정도로 가까운데다 선수들이 가족이나 애인과 오래 떨어져 있으면서 생기는 ‘향수병’을 한방에 고칠 수 있는 묘약으로 선택한 것이다.

효과도 만점이었다. 프랑스와 경기에서 0대0으로 비기며 최선의 결과를 얻었고, 토고와의 경기에서는 2대0으로 이기며 한국을 제치고 조 1위에 올라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그때마다 휴양지이자 스위스 캠프인 베트-베르트리히의 호텔로 가족들을 모셔와 선수단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성적으로 가장 개방돼 있다는 프랑스도 선택을 하지 않은 위험한 도박이었지만, 쿤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고 과감하게 ‘그들만의 은밀한 파티’를 주선했다. 가족들과 애인이 경기장에서 지켜본다는 생각에 선수들이 자극을 받고, 경기 후에 있을 ‘그들만의 파티’에 대한 기대감으로 더욱 열심히 뛴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일단 두 경기에서는 큰 효과를 봤다. 하지만 한국과의 경기에서까지 그 효과가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베르트리히(독일)=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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