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사랑은 충분해야 한다…그러나 엄마의 베풂은 아쉬워야 한다…그리고 엄마는 함께 자라야 한다.”
한 아이의 엄마이고 “어리숙한” 주부인 김소희(38)씨는 정말 바쁜 사람이다. 어린이도서관 ‘책읽는 엄마 책읽는 아이’관장이면서, 전국의 어린이도서관과 어린이 문화를 고민하고 지원하는 사단법인 ‘어린이와 도서관’ 상임이사로 이 단체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그러면서도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들과 부대끼며 보낸다. 그 분주한 일상의 틈을 쪼개 썼을 그의 글들은 하지만 쫓기는 기미나 흔적을 전혀 내비치지 않는다. 오히려 은근하고, 푸근하다. 글이 곧 사람이라는 말이 옳다면, 아마도 그는 참 품 넓고 여유로운 사람일 것이다. 그에게 (스스로) 책 읽는 일은, 또 (아이에게) 책 읽어주고 읽게 하는 일은 그렇게 재미있고, 편안하며, 자연스러울 수가 없다. 그의 책 ‘참 좋은 엄마 참 좋은 책읽기’(화니북스, 1만2,000원)는 그 일상의 이야기, 엄마와 아이와 책 이야기에 대한 글을 모은 책이다.
그의 글들은 교훈으로 근엄하지도, 지침으로 딱딱하지도 않다. 그는 책읽기가 공부가 아님을, 권장도서가 전부가 아님을, 독후활동이 독후감 글쓰기만이 아님을, 아이의 책읽기는 엄마의 책읽기에서 시작해야 하는 일임을, 논리가 아니라 자신의 일상을 통해, 교사의 시선이 아닌 평범한 엄마와 아이의 마음으로 이야기한다. 그렇게 하여 그는, 때로는 서글프고 속상한 그 과정들을 통해, 아이와 함께 행복해지고 삶이 풍요로워지는 내면의 공간으로 이끈다.
그는 아이를 충분히 사랑하되, 배풂은 약간 부족한 듯 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가 가까스로 버텨낼 시간을, 한바탕 싸워볼 기회를, 흠뻑 땀 흘릴 자리를 주지않는”, 그럼으로써 아이들이 “스스로 해 내는 힘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한다. “어쩌면 어리고 여린 마음으로 싸우는 유일한 상대가 바로 ‘보이지 않는 손’ 엄마는 아닐까?” 그의 글이 푸근한 것은, 그런 걱정조차 세상 엄마들에 대한 걱정이기 이전에 필자 스스로의 자성임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최윤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