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보유세 강화 등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시행될 예정인데다 아파트 가격 버블(거품) 논쟁 이후 '집값 꼭짓점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방 주택시장과 토지시장은 풀이 죽은 양상이다.
그러나 집값 오름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아직도 많은 지역에서 부녀회 담합행위가 나타나고 있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흔들리면 집값은 언제든지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하반기 부동산시장 하향안정세
지난달 정부가 부동산 버블론을 제기한 뒤 실요자들을 중심으로 '집값이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가 확산됐다. 특히 7월부터 서울 강남·서초구 등 전국 22곳 주택거래 신고지역에서는 실거래가와 함께 주택자금 조달계획 신고가 의무화되는 것도 가격 안정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9월에는 재건축 억제를 위한 재건축개발부담금도 부과된다. 올해 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16.4% 상승하면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커졌다. 이같은 분위기로 인해 '버블 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버블 세븐' 지역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처음으로 0.01%(전주 대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3년간 개발 호재로 강세를 보인 충청권과 함께 지방 주택시장을 이끈 부산ㆍ대구 등 영남권 시장은 지난해 8ㆍ31 대책을 고비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또 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자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린 것도 집값 상승세를 꺾는 데 한몫 거들 것으로 보인다.
투기지역에 있는 6억원 초과 고가주택에 대해 대출한도를 줄인 데 이어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까지 올리면 부동산 거래는 위축되겠지만 집값 안정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택산업연구원 고 철 원장은 "정부의 각종 규제책이 시행과정에서 두드러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부터는 시장의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장 불안 요인 많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해도 모든 변수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서울 강북지역 개발은 하반기 부동산 가격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는 뉴타운 사업을 당초 26개에서 50개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도 공급확대를 위한 신도시 개발에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인근 지역 땅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또 7월부터 재정비촉진지구인 강북 뉴타운 지역에 40층짜리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게 가능해지고, 용적률 및 층수 제한도 없어진다. 이는 그동안 잠잠했던 재개발 시장을 요동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올해 신도시 개발과 택지개발에 풀릴 보상금 규모는 20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인근 지역의 땅값이 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8월로 예정된 판교신도시 중·대형 아파트 분양도 부동산 가격 상승을 촉발시킬 요인으로 꼽힌다.
김 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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