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중도개혁 세력이 연대한 ‘미래모임’이 7ㆍ11 전당대회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초ㆍ재선 의원과 원외위원장 80여명이 연대한 미래모임은 29일 미니 전당대회를 열어 독자 후보를 선출한다.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27, 28일 실시하는 여론조사와 29일 현장 투표를 3대 7의 비율로 합산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미래모임은 “결정된 후보를 끝까지 지지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현재로선 3선의 남경필 의원과 재선인 권영세, 임태희 의원의 3파전이 예상된다. 초선인 공성진, 심재엽 의원도 거론된다.
미래모임의 주축인 소장파로서는 이번 전당대회가 당의 주류로 부상할 기회다. 전당대회를 통해 꾸려지는 새 지도부가 2007년 대선을 관리하고 2008년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본선 경쟁력이다. 미래모임 측은 누가 독자 후보로 나서든지 강재섭 의원, 이재오 원내대표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래서 “최고위원 5명 중 1명에 드는 게 목표가 아니라, 집권을 위해 당 간판을 바꿀 것”(남경필 의원)이라는 말도 나온다.
우선 전당대회 선거인단 한 명 당 두 표를 행사할 수 있는 ‘1인 2표제’가 미래모임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지가 변수다. 미래모임의 책임 간사인 박형준 의원은 20일 “1인 2표제가 큰 힘이 될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첫번째 표는 강 의원 또는 이 원내대표로 가더라도, 두 번 째 표는 당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요구를 반영하는 미래모임 후보를 택할 것이라는 셈법이다.
하지만 여전히 소장파를 불신하는, 보수적인 대의원들의 표심이 실제로 미래모임을 택할 지는 미지수이다. 2004년 전당대회에서 원희룡 의원이 돌풍을 일으켜 2위를 차지한 것은 인터넷 선거인단의 투표(20%)가 결정적이었다는 점에서 이번과 사정이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미래모임의 지역기반과 이념성향이 강 의원보다는 이 원내대표와 겹치는 것이 어떻게 작용할 지도 관심이다. 일각에선 미래모임 후보와 이 원내대표와의 연대를 점치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모임 후보가 어떤 비전을 보여 주느냐이다. 영남권의 한 3선 의원은 “소장파가 오세훈 시장을 만든 바람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그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변화와 개혁의 실체를 보여주지 못하면 미풍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열흘 간의 진통 끝에 독자 후보 선출 방식을 확정하긴 했지만, 미래모임 내부엔 불화 기류도 감지된다. 남경필 의원이 몸담고 있는 수요모임을 견제하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남 후보 대세론으로 흘러 미래모임이 수요모임의 들러리가 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그것이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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