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옥수수 가격이 급등하자 사탕수수에서 에탄올을 추출하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미 농무부는 내달 1일 ‘사탕수수의 에탄올 전환 실용성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사탕수수 산지가 지역구인 의원들도 이 방안을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
사탕수수 에탄올은 브라질에서 상용화 단계에 있지만 기후 등 재배환경이 다른 탓에 미국에선 그간 논의되지 않았다. 이보다는 옥수수가 에탄올의 주된 연료로 선호되면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19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는 거래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올들어 옥수수 선물의 미결제 약정은 전년보다 60% 증가한 130만건을 넘어섰다. 에너지 선물 거래자들이 옥수수로 거래대상을 갈아타고 있기 때문이다.
농무부의 키츠 콜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탄올 수요증가와 브라질의 성공에 비춰보면 사탕수수 에탄올을 논의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 기술적으론 가능하지만 경제성이 있는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브라질의 성공은 저렴한 사탕수수 가격과 적당한 기후, 정부 지원에 따른 특수한 사례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에서 사탕수수는 하와이와 남부의 일부 주에서 생산된다. 중서부에서 재배되는 옥수수는 올해 105억톤이 수확돼 에탄올 제조에 14%가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무부는 이 비중이 향후 2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옥수수, 사탕수수 등 농산물에서 에탄올을 뽑아내기 시작하면 일반 식료품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도 나온다. 존 호프마이스터 셸오일 사장은 나무조각이나 탄소섬유를 원료로 하는 새로운 에탄올 추출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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