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깜짝 전술’과 ‘임기응변’이 프랑스를 상대로도 대성공을 거뒀다.
13일(한국시간) 열린 토고와의 경기에서 3-4-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선 후 후반 4-2-4 포메이션을 가동하는 ‘변칙 전술’로 역전승을 일궈낸 아드보카트 감독은 프랑스와의 2차전에서도 총 3차례에 걸쳐 포메이션에 변화를 주며 후반 막판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며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프랑스전 포메이션 변화를 통한 아드보카트 감독의 전술변화를 분석해 본다.
▲예상을 깬 선발 포메이션= 아드보카트 감독은 프랑스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수비를 두텁게 한 후 후반 역습을 노릴 것임을 시사해, 이날도 쓰리백을 기초로 한 수비적인 3-4-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아드보카트 감독은 예상을 깨고 4-3-3 으로 나섰다.
미드필드 라인이 평소와 다르게 구성된 점이 눈에 띄었다. 박지성을 왼쪽 윙 포워드로 선발 출장시키는 대신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 이호(울산), 김남일(수원)을 역삼각형으로 배치해 미드필드라인을 구성했다. 이들 3명이 동시에 경기에 선발 출장하기는 프랑스전이 처음이다.
김동진(서울)을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장시키며 이영표(토트넘)를 오른쪽으로 옮긴 것도 눈에 띄었고, 중앙수비수 조합을 김영철(성남)과 최진철(전북)로 구성한 것도 전에 볼 수 없었던 시도다.
▲후반 반전의 포석을 놓다= 한국은 전반 9분 티에리 앙리(아스널)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이후 일방적으로 몰렸다. 전반전 슈팅이 단 한 개에 그칠 정도로 경기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발 빠르게 변화를 주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전반 부진한 움직임을 보였던 이을용 대신 설기현(울버햄턴)을 투입, 왼쪽 윙포워드에 배치하고 박지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돌렸다. 앞선 평가전에서 선보인 ‘박지성 시프트’의 역에 해당하는 포지션 변화다. 그러나 여전히 경기흐름은 우리쪽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오히려 추가골을 내줄 뻔한 위기상황을 여러차례 맞았다.
▲마지막 승부수, 4-4-2= 아드보카트 감독은 후반 27분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오른쪽 윙포워드 이천수 대신 안정환(뒤스부르크)을 투입, 조재진 밑의 처진 스트라이커로 배치한 후 공격형 미드필더 박지성을 다시 왼쪽 측면으로 투입하고 설기현을 오른쪽으로 이동시켜 4-4-2에 가까운 진형으로 반격에 나섰다. 중앙수비수 미드필더의 한 자리에는 이호 대신 김상식(성남)이 투입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비장의 카드’는 즉시 효과를 나타냈다. 후반 36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설기현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조재진이 헤딩으로 떨궈줬고 박지성이 오른발로 마무리 했다. 2경기 연속 아드보카트 감독의 ‘묘책’이 개가를 올리는 순간이었다.
라이프치히(독일)=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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