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의 후계자는 누가 될까.
정보통신업계의 공룡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이 15일 사실상 은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17일자 25면 보도) 차기 경영권을 누가 맡게 될 지에 세계적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MS의 기술적 부분은 게이츠 회장의 소프트웨어 최고설계책임자 직을 이어받은 레이 오지(50)와 크레이그 먼디(56) 최고연구ㆍ전략수립책임자가 맡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은 나이나 경력 면에서 게이츠 회장과 같은 세대의 인물로 분류되고 있어 최고경영자는 이들을 제외한 차세대 후보군에서 나올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유력 후보군으로 제이 알라드(37) 부사장과 스티븐 시노프스키(40) 수석부사장, 봅 무글리아(46) 수석부사장을 꼽았다. 알라드 부사장은 인터넷의 중요성을 역설해 주목받았던 인물로 현재 게임기 엑스박스의 기술 및 디자인 업무를 맡고 있다. 시노프스키 부사장은 오피스 관련 제품 개발책임자이며, 이들 후보군 중 가장 연장자로 1986년부터 20년째 MS에 몸담고 있는 무글리아 부사장은 컴퓨터 서버와 개발프로그램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MS 내부에서 신망받고 있는 이들 후보군이 경영권을 이어받을 경우 그간의 실무경력을 바탕으로 MS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어 온 신제품 출시 지연현상을 해결하는 등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이츠 회장과 함께 MS의 전성기를 일군 최고경영자 스티브 발머도 조만간 은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2.0은 IT 분석가 롭 엔델의 말을 인용해 발머가 빠르면 2년, 늦어도 5년 안에 MS를 떠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발머가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오라클에 열세를 면치 못했고 반독점 관련 소송 문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등 경영능력에 한계를 드러냈다며, 최고영업책임자인 케빈 터너가 발머의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잡지는 또 케빈 존슨(플랫폼ㆍ서비스 부문 공동대표)과 로버트 바흐(엔터테인먼트ㆍ기기 부문 대표)를 발머의 후계자 경쟁에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한편 게이츠 회장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녀들의 MS 경영참여설과 자신의 정치권 진출설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6월 26일자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은퇴 이후에는 지구온난화가 전세계적으로 40억명에 이르는 빈민층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가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