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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섭 경수로지원단장 퇴임 "공직·경수로 단장 이젠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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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섭 경수로지원단장 퇴임 "공직·경수로 단장 이젠 아듀"

입력
2006.06.2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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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때는 말없이 가야지.”

북한 함경남도 금호지구 신포경수로의 산 증인이었던 장선섭 통일부 경수로사업 지원기획단장이 19일 퇴임식을 갖고 공직에서 물러났다. 1961년 고등고시 13회로 외무부에 들어온 지 45년 만이다.

장 단장은 1935년 11월생. 올해 71세다. 조창현 중앙인사위원장이 그보다 생일이 한 달 빠르지만 교수 출신의 정무직 공무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가 사실상 최고참 공무원이었다.

그는 원래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외무부에서 미주국장, 주미공사, 의전장, 프랑스대사 등의 요직을 거쳤다. 93년 1차 북핵 위기가 발발하면서 북미간 협상이 진행되고 제네바합의에 따라 북한에 한국형 원자로가 공급되면서 그는 복잡한 경수로 업무를 떠맡게 됐다.

96년 2월부터 차관급인 경수로단장을 맡아 10년 4개월 동안 일했다. 북한 경수로 공사현장은 수십 차례 다녀왔고, 2000년부터는 미국 뉴욕에 있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의장을 맡아 미국, 일본, EU 등 이사국들의 입장도 조율했다.

유창한 영어실력, 소탈한 성품에 국제신사의 풍모까지 더해져 그는 미국, 일본측 관계자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다. 통일부 관계자는 “그의 인품 덕분에 까다로운 북한 경수로사업이 그나마 이 정도까지 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 단장은 99년 외교부에서 정년 퇴임한 뒤 2000년부터는 통일부 소속 1년 단위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해왔다. 그는 “후배들 모두 은퇴했는데 나만 이렇게 현직에 있어 민망하다”며 매년 연말이면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그때마다 경수로사업에 문제가 생겨 정부는 그를 붙잡았다.

지난해 말에도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경수로 청산절차를 원만히 마무리하기 위해 계약을 연장했다. 결국 올해 1월8일 금호지구 현장에서 남측 관계자들이 모두 철수하고, 5월31일 북한 경수로사업 종료 결정이 내려짐으로써 그의 임무도 마무리된 것이다.

장 단장은 민감한 경수로사업을 끝마친 때문인지 언론의 인터뷰 요청은 모두 사양하고 “당분간 해외 체류 중인 가족을 만나며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고만 말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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