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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 압박 풀어라" 엄포성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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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 압박 풀어라" 엄포성 메시지

입력
2006.06.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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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활 시위에 화살을 올려놓고 줄을 팽팽하게 당긴 북한. 곧 활 시위를 놓을지도 모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도는 무엇일까.

일단 미사일 발사 움직임은 국제사회, 특히 미국에 대한 엄포의 성격이 짙다. “우리도 미국 본토까지 도달하는 미사일을 갖고 있음을 잊지 말라”는 위협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만났을 때 미사일 폐기 의사를 밝힌 적이 있다. 그는 당시 “미국과 수교하고 우방국이 된다면”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미사일 포기도 결단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평소 미사일은 자주권 문제라며 강경하게 버텼던 김 위원장과 북한 입장에서는 상당한 양보였다.

그러나 지난 1년간 금융제재 등 미 행정부의 대북 압박은 오히려 거세졌다. “무조건 6자회담에 복귀하고 핵을 포기하라”며 몰아세웠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으로선 지난해 2월 핵무기 보유 선언과 유사한 깜짝 공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북한은 현재 최대 7~8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 물질을 보유했다는 게 정설이다. 물론 핵탄두가 있다 해도, 운반체인 미사일 기술이 없다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 본토를 사정거리로 둔 미사일을 보유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결국 “미국에겐 핵무기 개발 만큼 위협적인 게 미사일인 만큼 대북 대화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북한의 셈법으로 보인다.

미사일 발사 성공은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미사일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1970년대 소련제 스커드 미사일 개량에 성공한 북한은 이란, 시리아 등 중동국가에 매년 1억 달러 상당의 미사일을 수출해왔다. 그러나 98년 8월 대포동 1호 미사일을 쏜 뒤 이렇다 할 성능 검증이 없었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 발사를 통해 미사일 구매국가에 실제 기술 개선정도를 보여주려 했을 수도 있다.

대내적으로는 강화되는 ‘선군(先軍) 정치’의 영향력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 남북관계 개선, 북핵 6자회담의 흐름 속에 군부의 영향력은 감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때문에 군부는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김정일 위원장에게 미사일 발사를 강력 건의했을 개연성도 있다.

하지만 북한이 마지막에 활 시위를 거둘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사일 발사의 득보다 실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제재 강화, 한국의 대북 화해정책 수정, 국제사회의 비난은 북한을 더욱 곤궁한 상황으로 몰고 갈지 모른다. 특히 부시 행정부가 북미 직접 대화에 극히 부정적이어서 미사일 발사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최종 판단을 북한이 내릴 수도 있다. 아울러 미사일 시험 발사 움직임을 통해 선전효과는 충분히 거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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