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숫자에 불과하다?
월드컵 직전 FIFA가 발표한 5월의 랭킹 1위는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 여기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별로 없다. 그러나 체코(2위)와 멕시코(4위), 미국(5위)의 순위를 본 축구 팬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전통의 축구 강국 프랑스(8위), 아르헨티나(9위), 잉글랜드(10위), 이탈리아(13위) 보다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7번이나 월드컵 결승에 올라 3차례 우승컵을 안은 독일은 무려 19위로 밀려나 일본(18위)보다 못한 팀으로 나와 있다.
독일월드컵 조별 경기는 이런 FIFA 랭킹의 맹점을 여지없이 드러내 주었다. 미국과의 E조 첫 경기서 3골을 몰아 넣었던 체코는 18일(한국시간) 랭킹 48위인 가나에 0-2로 완패하며 ‘넘버 2’의 체면을 구겼다. ‘무늬만 4, 5위’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듣던 멕시코와 미국 역시 FIFA 랭킹 ‘부실화의 주범’. 멕시코는 이란(23위)을 3-1로 제압했지만, 앙골라(57위)와 졸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미국은 이렇다 할 전술, 전략도 없이 체코에 참패를 당했고 이탈리아와는 ‘혈전’ 끝에 겨우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순위로 따지면 A조 최약체인 에콰도르(39위)가 코스타리카(26위)와 폴란드(29위)를 완파하며 일찌감치 16강행을 결정지었다.
FIFA는 얼마나 A매치를 많이 치렀는가와 경기 비중에 따른 승패결과로 순위를 결정한다. 2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북중미대회인 골드컵에 참가하는 미국과 멕시코가 과대평가될 수 밖에 없는 방식이다. 이런 맹점이 있기에 FIFA는 대회별 점수 가중치를 부여한 새로운 산정방식을 도입해 월드컵 폐막 직후인 7월13일 새 랭킹을 발표할 예정이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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