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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He' 남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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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He' 남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입력
2006.06.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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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로버트 존슨 지음ㆍ고혜경 옮김

동연 펴냄ㆍ9,000원

성배(聖杯ㆍSan GrealㆍHoly Grail)는 서양 문화의 핵심 코드다. 최근의 ‘다빈치 코드’를 비롯, ‘원탁의 기사’와 ‘인디아나 존스’등에서 보듯 그것은 마르지 않는 영감의 원천이었다.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보자면 부당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철저히 남성에 의한, 남성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심리학자가 융 심리학의 눈으로 쓴 이 책은 신화의 세계를 통해 남성성의 근원을 파고 든다. 여섯 가지로 대별되는 여성적 요소는 남성의 심리적 기저를 밝혀주는 데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다고 한다. 어머니는 여성성의 가장 커다란 계기다.

육신의 어머니가 원초적 형태의 어머니라면, 어머니 콤플렉스는 남성의 퇴행성이나 패배주의 등 독약과도 같은 감정을 유발시킨다. 그러나 풍요의 원천으로서 자식들의 삶을 지탱시키는 어머니의 원형은 삶의 원동력이다. 이 밖에 여성은 남성에게 생명을 불어 넣는 아리따운 여인(아니마), 지혜의 여인(소피아), 동반자로서의 여인 등으로 존재한다.

책은 서양 문화를 근본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어부왕, 적기사 등 중세가 탄생시킨 설화들이 서양 문명에 얼마나 근원적인 영감으로 작동해 왔는지를 박물학적 지식으로 밝혀주는 등 독자의 지적 호기심에 값한다. 꿈과 신화의 세계를 존중하며 무의식의 메시지를 따르는 삶이 포스트모던 시대에 영성을 회복하는 계기라고 역설한다.

신화학 박사이자 꿈 분석가인 고혜경 씨의 정확한 번역이 도움을 준다. 2월 출간된 ‘She’의 뒤를 잇는 책으로, 7월‘We’가 발행되면 신화 속의 성(性)을 소재로 한 3부작이 완성된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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