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위한 예비협의를 이르면 7월말 개최하기로 전격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내년 초 한ㆍ미 FTA가 타결되는 데로 곧바로 EU와 본협상에 돌입하는 등 양대 경제대국과 릴레이 FTA 협상을 벌이게 된다.
16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한국과 EU 양측은 한ㆍ EU FTA 추진을 위한 예비협의를 7월말 에 열기로 하고 19일 서울에서 열릴 한ㆍEU 공동위원회를 통해 양측의 기본 입장을 교환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양국의 포괄적 협력관계를 규정한 한ㆍEU 기본협력협정에 따른 연례회의의 성격이지만 한ㆍEU FTA 예비협의를 앞두고 본격적인 양국의 제도와 입장 설명이 주요 의제가 된다.
이번 회의의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중근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피터 만델슨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지난달 필리핀 마닐라에서 합의한 한ㆍEU간 FTA 추진을 위한 예비협의 일정이 7월말로 잡히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 또 한 차례의 예비협의를 열고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공식 FTA 협상은 이르면 한ㆍ미 FTA협상이 마무리될 내년 초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우리나라의 4대 교역상대로 한ㆍEU간 교역은 우리나라 전체교역의 약 12.4%(2006년 3월기준)을 차지한다. EU는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제2의 수출시장으로 중국과 일본 미국에 이어 네 번째 교역 대상국이다. 통상전문가들은 한ㆍEU 간 FTA 협상이 농업문제에 있어 비슷한 입장이어서 한ㆍ미 FTA협상 만큼 장애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자동차, 제약, 화장품 분야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ㆍEU 간 FTA가 체결될 경우 EU는 아시아 4위 경제 규모인 한국에 중국 등 아시아 교역의 가교를 마련하게 되고, 한국은 EU로부터의 투자를 3배정도 늘릴 수 있는‘윈ㆍ윈 게임’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 조정관은 “이번 회의는 한ㆍEU FTA 협상 추진을 위한 중요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의약품과 화장품, 자동차, 농업, 환경, 지적재산권 등 8개 분야에서 양측간 현안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 우리측은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 농림부, 환경부 등 14개 부처에서 40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하며, EU측에서는 카렐 코반다 EU 집행위 대외관계총국 부총국장을 수석대표로 EU 집행위 및 주한EU대표부 관계관과 EU 회원국 대표 등 20여명의 대표단이 참석한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