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는 징크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만은 그 징크스가 통하지 않는다.
먼저 ‘골 포스트나 크로스바를 맞으면 경기에 진다’는 ‘골대의 징크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다섯 차례나 골대를 맞추고 단 한골도 뽑지 못해 탈락한 우승후보 프랑스가 대표적으로 이 징크스에 당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이런 징크스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 협찬받은 10개팀 패배·무승부… 獨·伊, 골대 맞추고도 이겨
15일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독일은 결정적인 슈팅이 2차례나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었지만 인저리타임 때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탈리아도 13일 가나와 경기에서 전반 두 차례나 슈팅이 골포스트와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지만, 2-0 완승을 거뒀다.
개막전 징크스도 사실상 깨졌다. 역대 대회 우승팀은 전통적으로 개막전에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기 일쑤였다. 1974년 서독월드컵 때 브라질이 유고슬라비아와 0-0무승부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2002년 프랑스가 세네갈에 0-1로 덜미를 잡히기까지 전대회 우승팀은 개막전에서 2승3무3패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대회에는 지난 대회의 준우승국이자 개최국인 독일이 개막전에 나섰고, 코스타리카를 4-2로 완파하며 징크스의 망령에서 벗어났다.
반면 이번 대회에서는 ‘푸마의 저주’가 나타나고 있다. 푸마의 후원을 받은 12개팀중 이탈리아와 체코를 제외하고 다른 10개팀은 이번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패하거나 무승부를 기록하고 있다. 푸마 유니폼을 입은 폴란드가 조별리그 첫 경기인 에콰도르전에서 0-2로 패해 저주의 희생양이 되더니, 독일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전ㆍ후반 90분간 독일의 총공세를 잘 막다가 인저리타임인 후반 47분에 결승골을 허용해 16강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전통적인 월드컵 징크스의 망령이 아직 완전히 사라졌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월드컵 승부차기 3전3패를 기록중인 이탈리아의 ‘승부차기 징크스’, 38년간 스웨덴을 한번도 꺾지 못한 잉글랜드의 ‘바이킹 징크스’ 등의 결과가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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