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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이란에 중·러 말발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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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이란에 중·러 말발 먹힐까

입력
2006.06.1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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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폐막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는 기로에 서 있는 이란 핵 문제를 향해 긍ㆍ부정의 메시지를 동시에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란에 대한 제재를 반대해온 러시아와 중국이 한 목소리로 이란측에 핵 협상 개시를 촉구,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이란으로서는 러ㆍ중과의 밀착을 통해 미국의 압박을 피할 어느 정도의 공간을 마련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만나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독일 등 6개국이 마련한 협상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핵비확산조약(NPT) 회원국인 이란은 조약을 준수해야 한다”는 완곡한 어법으로 중국의 입장을 설명했다.

특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과 회동한 직후 “회담을 통해 확인된 것은 6개국의 협상안에 대해 이란이 긍정적이고, 또한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란측은 조만간 대화 일정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벼랑 끝 전술을 고집해온 이란이 대화에 나서 포괄적 협상안을 놓고 서방과 줄다리기를 벌일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미국이 이란을 불량국가가 아닌 책임 있는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는 쪽으로 태도를 선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6개국의 협상안은 인센티브안과 제재안 두 갈래이지만 실제로 문서로 작성된 것은 인센티브 방안뿐이며, 제재방안은 구두로 이란측에 제시됐을 뿐이라고 전했다. 포괄적 협상안의 무게중심이 인센티브에 놓여져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SCO를 통한 이란 핵 문제 논의에 상당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은 포괄적 협상안을 만든 6개국의 단합을 시험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러시아와 중국을 가깝게 끌어 들어 6개국의 구심력을 느슨하게 하고 있다는 우려다. 미국은 이란이 향후 협상에 나서더라도 러시아와 중국의 후원에 힘입어 북한 핵 문제처럼 지구전을 구사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매코맥 대변인은 “반 테러를 창설이념으로 내건 SCO가 최대 테러지원국인 이란을 정상회의에 초청한 것은 창설이념에 부합하지 않은 것”이라고 SCO에 대한 불만도 숨기지 않았다.

SCO 무대를 통해 드러난 이란 핵 문제는 협상 국면으로 전환될 것임을 보다 선명히 시사하지만 협상이 개시되더라도 러ㆍ중과 미국 등 4국간의 이견 등 상당한 험로도 예고하는 듯하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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