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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파이브백… '그리스 신화'에 답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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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6/ 파이브백… '그리스 신화'에 답 있다

입력
2006.06.16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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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새벽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상대할 프랑스는 객관적인 전력이 한국보다 우위에 있다. 한국은 수비를 두텁게 하고 역습을 노리는 전술 운용을 펼칠 공산이 크다. 승리하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무승부로 승점 1점 만을 추가해도 큰 불만은 없다.

이 같은 수비 위주 전술로 객관적인 전력 열세를 극복하고 프랑스를 물리쳐 대이변을 연출한 팀이 있다. 유로 2004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세계 축구계를 경악시킨 그리스다.

# 아드보 '프랑스 막강화력 방어' 비슷한 전술 쓸듯

그리스는 유로 2004 8강전에서 프랑스를 맞아 수비벽을 두텁게 하고 역습을 노리는 전술로 1-0으로 승리했다. 우리로서는 되새겨 볼 수 밖에 없는 경기다.

더욱이 유로 2004에 나선 그리스와 현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여러모로 닮은 꼴이다. 우선 개개인의 기량 차이를 강인한 체력과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으로 극복한다는 점이 비슷하다. 그리스는 유로 2004 당시 ‘빅스타’가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명장 오토 레하겔 감독의 지휘 아래 똘똘 뭉쳐 막강한 스타 파워를 자랑하는 축구 열강에 맞섰다.

변칙 전술을 구사한다는 점도 같다. 그리스는 당시 포백과 파이브백을 혼용하고 대인 방어와 지역 방어를 적절히 구사하는 변칙 수비 전술로 개가를 올렸다.

특히 파이브백 수비라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스는 당시 프랑스를 맞아 스리백에 더해 좌우 윙백을 극단적으로 수비에 치중하게 해 하는 파이브백으로 프랑스의 화려한 공격진을 무력화했다. 트라이아노스 델라스가 중앙 수비수로 수비 라인을 지휘하며 티에리 앙리(아스널), 다비드 트레제게(유벤투스) 등 상대 스트라이커들을 철저한 대인 마크로 봉쇄했고 좌우 윙백들은 중앙 수비수 세 명과 함께 적극적인 협력 수비로 상대 미드필더들의 공간 침투에 대응했다.

당시 그리스전까지 A매치 21게임 연속 무패 행진을 벌이던 프랑스는 그리스 수비의 놓은 벽에 막혀 무기력한 플레이를 펼친 끝에 후반 20분 앙겔로스 카리스테아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한국 대표팀의 전술도 비슷할 것 같다. 토고전에 3-4-3 포메이션으로 나선 아드보카트 감독은 프랑스전에서도 앙리, 트레제게 투톱을 막기 위해 스리백 시스템을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스리백 시스템은 수비 전환시 좌우 윙백이 수비 진영 깊숙이 내려오기 때문에 사실상 파이브백에 가깝다. 개인기가 뛰어난 프랑스 공격진을 막기 위해서는 밀착 마크와 협력 수비도 필수적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유로 2004 당시 네덜란드 대표팀의 사령탑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그리스가 프랑스의 막강 화력을 무력화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생생히 지켜본 그가 어떤 전술로 ‘대어 낚기’에 나설 지 주목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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