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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인 고교생, 물에 빠진 친구 구하려다 끝내 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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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인 고교생, 물에 빠진 친구 구하려다 끝내 익사

입력
2006.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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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를 꿈꾸며 대학 진학을 앞둔 한인 고교생이 바닷물에 빠진 친구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사실이 알려져 미국 사회에 적지않은 감동을 주고 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북동쪽 클레어몬트 고등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5시40분께 LA 인근 헌팅턴 스테이트 비치에서 물놀이하던 이 학교 졸업반 이태호(18)군이 같은 학교 친구인 클리프 위앤(17)을 구하러 바다에 들어갔다가 끝내 익사했다.

고교 재학중 마지막 여행이라며 같은 학교 친구 12명과 놀러 갔던 이군은 물가에 있다 위앤군이 “살려달라”고 외치며 허우적대자 물에 뛰어들었다.

현장에 함께 있던 박진석(18)군은 “갑자기 수심이 깊어져 태호에게 911 구조를 요청하자고 했지만 태호가 시간이 지체된다며 기어이 물에 들어갔다”면서 “나중에 911로 전화를 해 10분 만에 구조대가 왔지만, 이미 태호는 사라졌고 클리프는 가까스로 구조됐다”고 말했다. 이군의 시신은 사고 발생 후 약 1시간 만에 인근 해역에서 다이버들에 의해 발견됐다.

이군은 15일의 졸업식에서 미 전국 SAT 성적 상위 1만명에게 주는 우수성적상과 사회과목상을 받을 예정이었다. 10살 때 미국으로 건너온 이군은 어머니와 둘이 생활해왔고, 어머니는 충격이 너무 커 식음을 전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올 가을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주립대(UCSD)에 진학할 예정이었던 이군은 축구와 농구,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고, 매주 무료 급식소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해왔다.

그의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클레어몬트고교 측은 교내 체육관 옆에 영정을 걸어놓았으며, 재학생들은 헌화와 함께 게시판에 그를 그리는 글들을 적고 있다. 15일 졸업식 때 이군 추모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캐리 앨런(62) 교장은 “숨진 태호군은 성적이 뛰어났고 열심히 교회 활동을 하는 등 모범적인 학생이었다”며 “너무나 아까운 인재를 잃어 교직원 모두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석군은 “대학에서 기숙사 룸메이트가 되기로 약속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며 “구조된 클리프와 그의 가족들도 어쩔 줄 몰라 눈물을 쏟고있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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