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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국회, 법안 3,156건 발의… 가결 269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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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국회, 법안 3,156건 발의… 가결 269건 뿐

입력
2006.06.16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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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 들어 의원들의 입법 발의는 늘었으나 법안 가결률은 매우 낮고 공동발의가 남발되는 등 ‘건수 채우기’ 식의 입법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경실련이 국회의안정보시스템 자료를 바탕으로 17대 국회 전반기 입법활동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04년 6월 17대 국회 개회 이후 2년 동안 총 3,156건의 의원입법(1인당 평균 10.5건)이 발의됐다. 이는 16대(1,912건)와 15대(1,144건) 국회 임기 8년 동안 발의된 법안을 모두 더한 것보다 많다.

양적으로는 어느 때보다 의원들이 열심히 일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 발의된 법안 중 가결된 것은 269건으로 가결률은 8.5%에 그쳤다. 의원 한명 당 가결 법안은 0.9건이다. 16대 국회의 가결률 27%, 15대 국회 69%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다.

또 17대 국회 개원 1년차(2004년 6월~2005년 5월)에 1,254건의 법안이 발의돼 183건이 가결(가결률 14.5%)된 데 비해, 2년차(2005년 6월~2006년 5월)에는 1,902건이 발의돼 86건만 가결(가결률 4.5%)됐다. 경실련은 “의원들이 초반에 비교적 활발히 입법활동을 하다가 갈수록 건수 채우기에 급급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입법 발의를 많이 한 의원은 안명옥(한나라당ㆍ87건) 박재완(한나라당ㆍ56건) 정성호(열린우리당ㆍ55건) 의원 순이었으며, 가결 건수는 김석준(한나라당ㆍ10건) 김종률(열린우리당ㆍ7건) 오영식(열린우리당ㆍ7건) 의원 순으로 많았다.

또 엄호성(한나라당) 의원 1,236건 등 상위 5명의 공동발의 건수 합계가 3,970건으로 조사되는 등 공동발의도 지나치게 많았다.

한편 경실련이 정치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17대 국회 전반기의 문제점을 조사한 결과, ‘국회 파행과 공전’(29명)을 꼽은 학자가 가장 많았다.

경실련 관계자는 “17대 국회 들어 의원입법 수가 증가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법안이 통과되기까지의 노력이 부족하고 입법 과정에서의 전문성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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