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시화호 사태를 우려한 환경단체의 반대속에 대규모 간척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경기 화성호(옛 화옹호)에 축산분뇨 등이 섞인 폐수 10여만톤이 최근 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화성호살리기시민연대는 지난 11일 화성호에 대한 항공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상류지점인 화성시 마도면 청원리 일대 3만8,000여평의 저수지에서 먹물빛 폐수가 넘쳐 화성호로 유입되는 것이 관찰됐다고 14일 밝혔다.
축산분뇨에 의해 심각하게 오염된 저수지 폐수는 지난 10일 내린 비로 둑이 넘치면서 11일 오후부터 4일째 흘러들고 있다고 시민연대측은 주장했다. 시민연대측은 현장을 확인한 결과 1㎙ 높이의 물이 빠져 현재까지 약 12만톤의 폐수가 화성호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했다.
화성환경운동연합 이홍근 사무국장은 “화성호 상류의 축산폐수 유입은 2002년 4월 방조제축조 이후 여름철마다 되풀이됐지만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면서 “축산농가가 10여 곳에 불과한 이곳이 이 정도로 심한데 전체 100여 곳의 축산농가를 다 감안하면 오염정도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또 “흘러 든 폐수보다 앞으로 흘러 들 폐수가 훨씬 많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면서 “경기도가 2008년까지 수질 담수화를 위해 추진중인 화성호 수질보전대책이 완전 허구였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라고 말했다.
화성호 간척사업은 농지 및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화성시 서신면 궁평리∼우정면 매향리 간 9.8㎞의 바다를 막는 사업으로, 1991년 시작해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해 외곽 방조제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화성호는 그러나 호수의 수질이 급격히 오염돼 폭 100㎙ 규모의 배수갑문을 열어 해수를 유통시키고 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