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우크라이나와의 경기에서 2골을 몰아치며 ‘무적함대’ 스페인에 월드컵 첫 승을 선사한 다비드 비야(24ㆍ발렌시아).
경기 전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으로부터 선발 출장을 낙점받은 그의 마음 한편은 편치 않았다. 자신의 실력이 아니라, 주전 경쟁자인 라울 곤잘레스의 무릎 부상 덕(?)으로 스타팅 멤버가 됐다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라운드에 나선 비야는 시원한 골로 아라고네스 감독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그는 전반 17분 우크라이나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에서 얻어낸 세트피스에서 오른발 대포알 슈팅으로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팀 승리를 결정짓는 쐐기골이었다.
비야의 활약은 계속됐다. 비야는 후반 3분 페널티 지역 안쪽에서 팀 동료 페르난도 토레스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차넣어 우크라이나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스페인의 세 번째 골을 기록했다.
비야는 지난해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서 25골을 폭발, 득점 부문 2위에 오르며 차세대 스트라이커의 탄생을 예고했다. 앞서 2003년 레알 사라고사에 입단한 그는 두 시즌 동안 32골을 터트리며 사라고사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비야의 맹활약에 힘입은 사라고사는 2003~04시즌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에서도 5골을 몰아 넣으며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따돌렸고, 비야는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또 2004년 스페인 수퍼컵에서는 프리메가리가 우승팀인 발렌시아를 제압하는 해결사 역할도 했다.
175cm 69kg로 축구선수로는 빈약한 체격이지만 정확한 위치 선정과 날카로운 슈팅이 장점. 단신이면서 문전에서 돌고래처럼 솟구쳐 올라 구사하는 헤딩 능력도 뛰어나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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