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연속 월드컵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의 ‘진정한 유럽 원정’이 시작된다. 토고를 상대로 첫 판을 치른 한국축구 대표팀. 16강 진출진출을 위해 이제는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 강호와 운명을 대결을 벌여야 한다.
이들 유럽팀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리보다 한 수 앞서는 데다가 독일과의 인접국가로 홈 경기의 이점을 누릴 수 있어 한국으로서는 매우 부담스러운 상대다. 그러나 태극 전사들은 역대 5차례의 월드컵 원정경기에서 단 한번도 꺾어본 적이 없는 유럽 국가를 상대로 이번만큼은 시원한 승리를 거두어 16강 진출을 확정 짓겠다는 결의에 차 있다. 역대 월드컵원정경기에서 번번이 한국축구의 발목을 잡아온 유럽 팀을 꺾지 않고서는 16강 진출은 물론 그 이상의 성적도 기대하기 어렵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 역시 지난 1월부터 원정경기에서 유럽 팀을 꺾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왔다. 동계전지훈련 동안 그리스, 핀란드, 크로아티아, 덴마크 등과 평가전을 통해 경험을 쌓았고, 독일 입성 전 스코틀랜드 전지훈련과 노르웨이 원정으로 현지 적응력을 높인 것은 프랑스, 스위스와의 일전을 대비한 사전 포석이었다.
독일월드컵에서 아드보카트호가 처음으로 상대할 유럽 팀은 자타가 공인하는 우승후보 프랑스. 티에리 앙리(아스널),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 릴리앙 튀랑(유벤투스) 등 막강한 스타들이 2002 한일월드컵 조별 리그 탈락, 유로 2004 8강 탈락 등으로 구겨진 자존심을 곧추세우겠다며 전의를 불태워왔다. 우리로서는 버거운 상대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주전 대부분이 서른을 훌쩍 넘겨 체력 문제가 ‘아킬레스 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중국과의 마지막 평가전에서도 3-1로 승리하기는 했지만,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체력고갈의 문제를 노출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축구의 장점인 체력과 스피드를 앞세워 초반부터 강공으로 맞불을 놓는다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프랑스 축구에 대한 자신감도 높다. 한국은 지난 2002년 5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대등한 승부 끝에 2-3으로 석패, 월드컵 본선에서의 ‘돌풍’을 예고한 바 있다. 당시 득점포를 가동한 박지성과 설기현을 비롯해 10명의 선수들이 현재도 주전급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것도 자신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두 번째 상대인 스위스는 프랑스에 비해 선수 개개인의 ‘네임 밸류’는 떨어지지만 패기로 무장한 ‘알토란’ 같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탄탄한 조직력까지 갖춰 독일월드컵에서 ‘반란’을 일으킬 신흥 유럽강호로 지목 받고 있다. 특히 독일과 이웃해 ‘안마당’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과 마찬가지. 주전급 선수 중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선수만도 7명에 달한다. 독일 현지의 환경과 분위기에 익숙한 상대와 겨뤄야 한다는 것이 우리로서는 큰 부담.
그러나 스위스의 최대 약점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 트랑킬로 바르네타(레버쿠젠), 필리페 센데로스(아스널), 발론 베라미(라치오) 등 팀의 주축을 이루는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의 경우 월드컵이나 유럽선수권 본선 같은 중압감이 큰 경기를 치러 본 적이 없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서본 선수도 전무하다. 16강 진출이 걸려있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이런 경험의 차이가 경기력으로 직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프랑크푸르트(독일)=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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