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복수노조 시대를 앞두고 노선 차별화를 통한 주도권 경쟁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 달 말 노사관계 법ㆍ제도 선진화 방안(노사관계 로드맵)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준비하는 등 기존 투쟁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창립 60주년을 맞는 한국노총은 미국에서 진행되는 국가설명회(IR)에 참여키로 하는 등 올해 초부터 ‘합리적 투쟁방식’으로 노선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13일 하얏트호텔에서 주한 유럽연합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초청 강연을 통해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함께 노사발전재단(가칭)을 내년 1월께 출범시킨다는 목표아래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사발전재단은 노사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사 간 상시적인 대화 기구로 교육훈련 및 능력개발, 노동복지 증진사업, 공동 조사연구 등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이 위원장 등 지도부는 28일 뉴욕에서 열리는 국가설명회에 참석, 외자 유치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 받고 있는 국내 노동계의 과격한 이미지를 해소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일자리 창출과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투자 유치 대상은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한 투기 자본이 아니라 직접 생산부문에 투자해 고용을 창출하는 건전자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4월 KOTRA와 외국자본 유치 공동협력 약정서를 체결, 주목을 받았다.
이에 반해 민주노총은 정부의 노사관계 로드맵 입법화를 저지하기 위해 21일께 총파업 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13일 중앙집행위원회와 중앙위원회를 열어 21일 경고 총파업 등 대응 방침을 논의했다.
강경파는 예정대로 파업을 강행하자고 주장한 반면, 온건파는 “파업 참여 조직이 적어 파업동력이 떨어진다”며 파업 연기를 요구했다. 민주노총 일부는 노사관계 로드맵을 논의 중인 노사정 대표자회의 복귀를 검토했지만 강경파의 반대로 대표자회의 복귀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조준호 위원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는 대화와 투쟁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강경파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 민주노총의 강경 투쟁노선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현재 한미 FTA 협상저지 릴레이 농성과 최저임금 쟁취 투쟁하고 있다.
송두영 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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