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신분 노출 사건인 이른바 ‘리크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수개월간 수사를 받아온 칼 로브 백악관 비서실 차장이 불기소 처분됐다.
로브 차장측 변호인 로버스 러스킨은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로부터 기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12일 공식 통보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그는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된 만큼 앞으로 이 사건과 연루된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을 것”이라며 “이로써 로브 차장에 대한 어떤 의혹도 제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인 로브는 최근까지 5차례에 걸쳐 연방 대배심에 출두해 증언, 사법처리 여부에 관심이 모아져 왔다.
리크게이트는 2003년 7월 CIA 비밀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이 뉴욕타임스에 공개된 사건으로 백악관 인사들이 정보 누출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발레리의 남편인 조지프 윌슨 전 이라크 대사는 CIA 요청으로 아프리카 니제르를 방문한 후 뉴욕타임스에 “이라크가 아프리카에서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한 우라늄을 구입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내용의 칼럼을 투고했다.
이에 보수파 칼럼니스트 로버트 노박은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윌슨은 CIA 요원인 부인의 도움으로 니제르에 파견됐다”면서 플레임의 신분을 공개했다.
윌슨은 이 같은 신분 공개가 부시 행정부에 대한 자신의 비난 때문이라고 주장해 특별검사의 수사가 시작됐다. 로브는 그 동안 증언에서 “플레임의 이름을 몰랐으며 법을 어기지도 않았다”며 자신의 정보 유출 의혹을 부인해왔다.
로브 차장이 무혐의 처분 됨에 따라 리크 게이트로 기소중인 사람은 위증, 사법방해 등 혐의를 받고 있는 루이스 스쿠터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 한 사람으로 남게 됐다. AP 통신은“이번 특별검사의 결정으로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에 고심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한숨 돌리게 됐다”고 전했다. 반면 하워드 딘 민주당 의장은 이날 NBC ‘투데이쇼’에 출연“부시에게는 좋은 뉴스지만 미국에게는 불행한 소식”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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