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뛰어난 용병술이 13일 밤 토고전에서 극적인 2-1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독일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가 일본에 거둔 3-1에 이은 두 번째 역전승이자, 아드보카트호 출범 이후 첫 번째 역전승이었다.
이날 아드보카트 감독의 용병술은 선제골을 내준 후 다양한 조커를 투입해 역전승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전날 히딩크 감독이 보여준 ‘마법’과 비슷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토고의 4-4-2 포메이션을 의식한 듯 3-4-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오래간만에 3-4-3 포메이션으로 실전에 나선 태극 전사들은 전반전 내내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고 전반 31분 카데르 쿠바자에게 역습 골을 허용하며 0-1로 전반을 마쳤다.
전반전 고전을 면치 못한 아드보카트 감독은 후반전 들어 바로 승부수를 던졌다. 수비수 김진규 대신 안정환을 투입, 공격수를 4명으로 늘이는 모험적인 전술 운용을 펼친 것.
아드보카트 감독은 윙포워드 박지성과 이천수의 자리를 맞바꾸고 조재진에 더해 안정환을 중앙 스트라이커로 포진시킨 4-2-4 포메이션으로 반격에 나섰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후반 8분 문전으로 쇄도하던 박지성이 아크 오른쪽에서 토고 수비수 아발로의 두 번째 경고를 유도해 아발로를 퇴장시켰고, 1분 후 이천수는 박지성이 만든 천금 같은 프리킥 찬스를 동점골로 연결시켰다. 뒤이어 후반 27분에는 안정환이 통렬한 중거리포를 터트려 역전에 성공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전술 변화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공격 주도권을 틀어쥐고 맹공을 펼쳤지만 추가 득점이 어렵다고 판단되자 바로 ‘굳히기’에 들어갔다. 후반 38분 스트라이커 조재진을 빼고 파이팅이 좋은 김상식을 투입, 3-4-3 포메이션으로 수비를 강화했다.
4-3-3 포메이션 대신 3-4-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선 것은 전반을 0-1로 뒤지며 실패로 돌아갔지만, 0-1로 뒤진 후반 과감하한 전술 변화와 교체 선수들의 적절한 활용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 낸 것은 ‘백전노장’ 다운 용병술이었다.
프랑크푸르트(독일)=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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