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투혼을 보이며 우승했던 98년 US오픈 보다 이번이 더 기쁘다.”
맥도널드LPGA챔피언십 우승으로 긴 슬럼프에서 탈출한 박세리(29ㆍCJ)의 우승 소감이다. 2년1개월만에 우승을 맛본 박세리는 스스로를 ‘예전과 달라진 박세리’라고도 했다. 그만큼 벅찬 오르는 감격을 억누르지 못했다.
-오늘 경기가 남 달랐을 것 같은데.
“평생 못 잊을 것이다. 98년 루키시절 US오픈 우승 기억도 빼놓을 수 없지만 부상에서 재기해 정상을 다시 밟은 오늘은 제2의 인생을 시작한 큰 사건이다.
-우승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텐데.
“동계훈련부터 단계별 목표를 세워 연습했다. 부상 회복-근력 강화-스윙 연습-코스 적응훈련-자신감 회복순이었다. 올해 첫 출전했을 때 3단계의 절반 정도가 완성됐었고, 최근 2~3개 대회에서 코스 적응을 어느 정도 마쳤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자신감이었는데 이제 자신감도 회복했다. 예전과 다른 박세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전과 다른 박세리’의 의미는.
“골프를 의무적으로 하지 않는다. 골프를 즐기고 코스에 나온 사실 자체가 즐겁다. 연장전에 들어갈 때 캐디한테도 “우승을 하든 못하든 상관 없다. 이 순간이 너무 즐겁다고 말했었다.”
-부진했을 때 골프를 그만 둘 생각도 들었을텐데.
“그런 생각을 한적은 없다. 하지만 휴식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했다. 매일 아침 코스를 돌면서 ‘내가 왜 골프를 해야 하는가’라는 생각도 많이 했었고, 골프 이외에 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다. 하느님이 부상이라는 시련을 주면서 나를 도와준 것 같다.”
-부진 원인으로 결혼 문제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았다. 결혼 계획은 있는지.
“우승했을 때 나온 질문이니까 화 안내고 대답하겠다(웃음). 그동안 내 부진을 남자나 결혼 문제와 연결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남자가 있으면 좋겠지만 내 자신과 골프의 싸움이었고, 한동안 골프라는 스포츠와 내면적 갈등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남자는 때가 되면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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